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22-08-25 15: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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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력이란 무엇인가 10편 - 시냅스, 알고리즘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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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최근 운전면허 시험을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제 후배들도 보통 이미 운전면허를 땃는데, 제가 좀 많이 늦은 편이죠.




 아마 운전면허를 따신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운전면허는 기본교육 1시간 -> 필기 -> 기능시험 -> 도로 주행시험 순으로 이루어집니다. 저는 지금 도로 주행시험을 위해서 각기 다른 A, B, C, D 코스들을 섞어서 복습하면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대충 이런 기기에서 시뮬레이션으로 기능, 도로 주행 시험을 준비 중인데요, 여기 보이는 기기 하나당 2천 5백만 정도라고 합니다 ㅋㅋㅋㅋ 








당연히 누구나 처음은 있습니다. 저 또한 처음 기능 시험(운전면허 시험장 안에서 정해진 코스를 따라 달리며 각종 자동차의 기능을 시험하는 것) 을 칠 때 아주 긴장도 많이 했었고, 탈락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긴장을 많이 했는지 시작할때 좌측 깜빡이를 잠깐 키고 움직여야 하는데, 중간에 끄지 않고 끝까지 키고 가다가 바로 실격당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전 선을 밟은 것 하나 때문에 90점으로 매우 무난하게 합격을 했죠. 기존에는 저런 시뮬레이션으로 준비를 하다가 실제 차를 타보니 생각보다 도로도 울퉁불퉁하고, 자동차의 '느낌'이 처음으로 느껴지더군요.




 기능 시험에 합격한 이후 4가지 코스를 준비해야 합니다. 서로 경로가 다소 겹치긴 하지만 A, B, C, D 코스는 각기 다른 주요 부분이 있습니다(유턴을 해야한다거나, 출발점과 도착점이 달라지는 등). 당연히 처음 할때는 가장 쉬운 A 코스도 어려웠었고, 특히 30km 아래로 달려야 하는 스쿨존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가속을 하기 일쑤였습니다.







저는 부산 남부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대충 이 코스 내에서 돌아다닙니다. b 코스에서는 갑자기 유턴을 해야하는 것이 새롭게 추가되서 주로 A, C가 쉽고 B, D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처음에는 A 코스조차 굉장히 어려워서 실격점을 얻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모든 코스가 굉장히 쉽고 능숙합니다.




 평소 저는 이런 연습을 통해서 좀 더 효율적이고 정확한 알고리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제가 특별히 뭔가를 배울 일이 없다 보니까 다소 공허한 감이 있었는데, 운전면허라는 새로운 시험을 준비하면서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처음 제가 도로 주행 연습을 할 때, 같은 1시간을 연습해도 굉장히 큰 피로감을 느꼈습니다. 이건 당연한 것입니다. 누구나 새롭고 낯선 환경, 조건에서는 인간이 위기임을 감지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며 에너지를 더 소비하고, 쉽게 피로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평소 체력을 잘 길러두는 것은 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밑바탕이 되기도 하죠.








 이제는 1시간 연습하는 것이 굉장히 짧게 느껴지면서도 도로 주행 과정 중에서 중대한 실수도 없이 정말 스무스하게 잘 하고 있습니다. 아마 다음주 정도에 도로 주행 시험을 치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실력이 매우 발전했다고 느낍니다.




 그러면서 새삼 제가 평소에 여러분에게 <수국비> 등을 통해서 강조했던 것들이 환기되더군요. 여러번 4가지 코스를 돌리면서, 자연스렙게 제 뇌 속의 시냅스는 더 단단하지고 효율화됩니다. 처음에는 큰 스트레스와 피로를 느꼈지만 익숙한 도로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미리 머리 속에 짜여 있으니, 실수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몸이 반응할 정도로 머리를 덜 쓰게 됩니다. 즉 고민을 덜 하게 된다는거죠.




 세상에는 고민을 할 시간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합니다. 바로 시험이죠. 전 여태 수학을 못할 때는 항상 수학 시험 시간 동안 공부하고 고민하는 나쁜 습관을 가진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시험을 여러번 치다 보니까, 아, 시험에서는 고민을 하지 말고 평소 공부한 것을 빠르게 퍼붓는 시간이고, 그 외에 공부 시간 동안 고민을 해야하는구나 라는 굉장히 단순하고 중요한 사실을 깨닫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서부극에서 흔히 등장하는 모자와 리볼버, 자켓






 제가 과거 재밌는 논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 미국 대학원생이 고민하길 '어떻게 영화나 서부극에 나오는 사수들은 조준도 하지 않고 저렇게 빨리 목표를 정확히 맞추나?'라는 주제로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논문 결과가 신기했던게, '2만발을 조준하지 않고 쏘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라고 결론냈답니다. 이처럼 우리가 보는 화려한 결과들에는 수없이 고통스럽고 오랜 시간이 걸린 연습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 결과를 보고 신기해서 한국인 인간공학 전공 교수가 좀 더 빠른 요령을 물어봤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요령 따위는 없고 그냥 2만발을 쏴야 한다"라는 매우 정석적인 답만 받았다고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연습을 안하고 리볼버를 쏘는 것은 그냥 요행을 바라는 행위일 뿐입니다.









역대급이었다고 뉴스에 나왔던 전설의 뉴턴 역학 31번 문제. 이 문제 정답률이 20%에 머물렀다는데요 이건 그냥 다 찍었다는 소리입니다. 근데 전 맞췄어요 ㅋ

http://m.monthly.chosun.com/client/mdaily/daily_view.asp?idx=5481&Newsnumb=2018115481







 제가 생각하기에도, 평소 수학이나 영어를 잘 하는 학생이 국어 중에서 특히 비문학을 어려워하고 약점이 잡히는 것은 바로 이런 것과 관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난생 처음 보는 단어, 난생 처음 보는 수준의 서술 표현, 난생 처음 보는 그림과 해설 등등. 마치 제가 처음 운전면허 시험을 볼 때와 같이 긴장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 과거 이 문제를 굉장히 간단하게 풀고(찍고?) 넘어간 것을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제가 집필한 <수국비>에서 강조하는 것은 근본적인 학습에 대한 이해와 독해 연습이지, 당장 지문의 어려운 단어가 있으면 그 시험 시간 안에 다 이해하고 풀라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나름 물리2를 공부했었지만 해당 지문을 제한시간 안에 다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과학 기자도 도저히 답을 찾지 못했다고 하니까 그 난이도가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전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왜? 괜히 이상한 단어와 어려운 그림, 해설에 집착하고 거기에 신경을 안썼거든요.




 처음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힘듭니다. 국어 비문학도 항상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소재와 난이도로 수험생의 1교시 멘탈을 박살내죠. 그러나 저는 <수국비>에서는 물론 지금도 일관되게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쓸데없이 어려운 단어, 처음 봐서 신기한 낯선 문장에 집착하지 말고 주제를 잡아라" 




 사람은 당연하게도 낯선 것과 익숙한 것이 있으면 낯선 것에 엄청나게 집착하고 에너지를 쏟아 붓습니다(그리고 시험을 망치죠 ㅋ). 그러나 반대로 저는 그런 낯선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라고 설명해 왔었습니다. 일종의 고유명사랄까요?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그걸 그냥 '영희' 나 '철수'라고 불러도 됩니다. 그 단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에 운전 면허 시험을 준비하면서, 제가 과거에 집필한 국어 전자책의 내용을 다시금 곱씹어보니 결국 '낯선 것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기' 였다고 재해석 할 수 있을듯 합니다. 저도 가끔씩 전쟁사 사례라던지 학습과 관련된 칼럼을 쓰면서 다소 어려운 용어나 단어를 쓴 적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자체의 단어에 너무 집착하면서 읽고, 스트레스 받은 분이 있으실까요? 전혀 아닐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제가 뭐 '메타인지' 라던지(물론 이 단어도 요새는 굉장히 자주 사용되어서 누구나 알지만) 기타 단어를 쓴 것은 그저 제가 서술한 내용의 압축물 정도입니다.




 결국 여러분에게 제가 훈련시킨 것은 '글을 읽고 주제를 찾는 방법'을 강화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냅스와 알고리즘이 제대로 머리에 박히신 분들은 다양한 후기로 성공적이었다고 감사하다는 메세지를 많이 받았었습니다. 여러분 머리에 미리 뉴턴 역학, 물리2에 대한 내용과 시냅스가 있으리라고 평가원은 절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평가원은 당연히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수능 비문학에서 강조하는 것은 결국 '니가 나중에 전공 수업을 듣고 전혀 새로운 용어가 가득한 책을 읽게 될텐데, 그런 스트레스 속에서 편협하고 지엽적인 것에 신경쓰지 않고 중요한 점을 제대로 찾고 이해할 수 있을까?'를 묻는 시험이고 실제 평가원이나 출제진의 오피셜입니다. 그리고 저 또한 사실이라고 생각했으며, 그 철학에 맞춰 책을 집필했었습니다.




 여러분 명심하세요. 낯선 것에 당연히 스트레스와 긴장, 피로가 옵니다. 물론 중요하고 반드시 외워야 하거나 단련해야 하는 것은 계속된 연습을 통해 시냅스가 효율화되고,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 쪽으로 적응을 해야겠죠. 그러나 그 외에 불필요한 것에는 지나친 관심과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저도 당장 <수국비>에서 다루었던 지문들을 전부 완벽하게 이해하거나 외우지 않습니다.









알고리즘 학습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https://orbi.kr/00054952399 - 2편 유형별 학습

https://orbi.kr/00055044113 - 3편 시간차 훈련

https://orbi.kr/00055113906 - 4편 요약과 마무리






학습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https://orbi.kr/00019535821 - 4편

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https://orbi.kr/00027690051 - 번외편 문과와 이과

https://orbi.kr/00030479765 - 7편

https://orbi.kr/00033799441 - 8편 + <수국비> 광고
https://orbi.kr/00038536482 - 9편 + <수국비> 광고
https://orbi.kr/00038794208 - 10편

https://orbi.kr/00038933518 - 11편 마지막






사고력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56551816 - 1편 바둑과 수싸움

https://orbi.kr/00056735841 - 2편 예절

https://orbi.kr/00056781109 - 3편 자유로운 직업세계

https://orbi.kr/00056882015 - 4편 따라하기

https://orbi.kr/00057164650 - 5편 어린 놈들이 약아서

https://orbi.kr/00057384472 - 6편 자기 스스로를 알아차리기

https://orbi.kr/00057614203 - 7편 체력분배

https://orbi.kr/00057650663 - 8편 수학적 상상력

https://orbi.kr/00057786940 - 9편 편견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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