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해린 [936238]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3-11-20 14: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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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세지 만점자의 세지 후기&선택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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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게시글에서 소개는 대충 했으니 넘어가고, 세계지리는 정법과는 달리 나름 베이스가 있는 상태에서 시작하긴 했습니다. 그렇다고 내신 때 배웠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제가 대학교에서 금요일에 열린 지리학개론을 굳이 신청해서 들을 만큼 지리학을 좋아하기도 하고 지명과 위치는 어느 정도는 다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세지 공부시간도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정법의 딱 절반만큼 공부했습니다. 그 정도 공부하고도 실모가 대부분 50점이 나왔기 때문에. 그래서 쌩노베로 세계지리 하시는 분이라면 저와는 달리 따로 위치 학습도 해주셔야 합니다. 물론 위치는 하다 보면 익숙해지긴 할 거에요.


1. 왜 세계지리를 선택했는가?

재밌어서, 베이스가 있어서가 가장 큽니다. 물론 표점이 안 나온다는 큰 단점이 있었지만, 그걸 보완하기 위해 한지를 정법으로 바꿨어요.


2. 4개월동안의 세지 공부 과정

7월 17일부터 이것이 개념이다를 시작해서, 1.8배속으로 들어 하루에 2~3강씩 들었습니다. 근데 너무 빨리 듣다 보니 약간의 누수(예를 들어 빙하지형)가 있긴 했지만, 기출을 풀면서 빈 틈을 매웠습니다. 기출 강의는 모르는 것만 들었습니다.


이후 작년에 나온 이것이 주제별 문제풀이다를 풀었습니다. 2023학년도에는 있었는데 올해는 안 하더라고요. 그래도 교재와 강의가 남아 있어서 그걸 풀었습니다. 솔직히 퀄이 조금 아쉽긴 했네요. 왜 없앴는지 알 거 같은 느낌. 9평 전후로는 이것이 모의고사다를 풀다가, 중간에 멈추고 이것이 기출이다에 포함된 기출문제가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해서 빨간 마더텅을 사서 쫙 풀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굳이? 싶습니다.


이후 9월 말쯤 이것이 마지막이다가 나와서 1주일에 한번씩 한번에 3강 쫙 듣고, 나머지 날에는 세지를 안하거나 이모다를 마저 풀었습니다. 세지는 딱히 굴곡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힐링되는 과목이었네요. 그냥 푼 컨텐츠 나열하는 거 같긴 한데.. 10월 말부터는 1일 1모 혹은 1일 2모를 해서 이기상 이마다 모고/이마다 첨부 모고, 시대인재북스 JIT 모의고사, 전성오 높이바람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4개월간 총 공부시간은 약 80시간 정도 될 거 같네요.


3. 세계지리의 특징

 (1) 크게 자연지리, 인문지리, 지역지리로 나뉜다. 자연지리는 지구과학스러운 내용이긴 한데, 과학적 원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기후 문제는 약간 퍼즐 푸는 느낌도 있지만, 과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긴 해요. 인문지리는 암기와 그래프에 대한 추론이 어느정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자료의 수준이 과탐에 비하면 훨씬 쉽죠. 지역지리는 쌩암기입니다. 머리가 필요하지 않아요. 물론 기초 상식은 필요할 수 있습니다.


 (2) 지구과학과 겹치는 부분은 많지는 않다. 저도 현역 때 지구과학1을 선택했었는데요, 지구과학과 겹치는 파트는 판 구조론/화산 파트입니다. 그러나 세계지리는 판 구조론과 화산에 대해 원리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단순히 결과만 알면 됩니다. 왜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섭입되는지에 대해 알 필요 없이, 그냥 이 지역은 '해양판과 대륙판이 만나는 곳이다'라는 정도만 알면 된다는 거죠. 원리적인 이해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래도 지구과학을 배운 학생이 세계지리를 배우면 아주 조금이라도 이득을 볼 수 있긴 합니다.


 (3) 내용이 굉장히 쉽고 친숙하다. 그 어떤 과목보다 내용이 쉽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인 부분에서 머리 아픈 게 싫으시면 굉장히 좋습니다. 딱히 높은 지능을 필요로 하지 않아요. 자기가 스스로 고능아라고 생각한다 하더라도, 한 과목 정도는 머리 안쓰고 푸는 게 있으면 좋을 수도 있어요. 머리 안 돌아가고 컨디션 안 좋을 때 이런 과목 공부하는 거죠! 굳이 따지면 기후 파트가 머리 쓰는 내용이긴 한데, 그래봤자 과탐은 물론 사문 정법 경제 등과 비교해봐도 상당히 쉬운 유형입니다.


 (4) 상식이 많으면 좋다. 굉장히 상식적인 문제가 나오곤 합니다. 그래서 세상에 관심이 많고 잡학다식하신 분들이 선택하면 좋을 거 같아요.


 (5) 타임어택이 거의 없다. 역사 과목만큼은 아니겠지만 지리 과목도 타임어택이 없습니다. 평소 시간에 쫓겨 푸는 것에 고통을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제 경우에는 보통 다 푸는데 15분 정도 걸리는데, 이번 수능은 조금 어려워서 20분 걸렸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토하는데 시간이 충분하긴 하죠.


 (6) 애매한 선지가 없다. 내용이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기 때문에, 알면 맞고 모르면 틀려요.


 (7) 쉽긴 하지만 추론력이 필요하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만으로 모든 걸 다 풀 수는 없습니다. 처음 보는 자료를 보고 그 자료의 포인트를 분석해서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추론이 과하지 않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상식을 갖추고 머리를 조금만 쓰면 충분히 맞출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됩니다.


 (8) 어느정도의 암기력은 필수. 그렇다고 역사만큼 외울 게 많지는 않고, 특히 세계 국가들이 어디 있는지 어느 정도 틀이 잡히신 분들이라면 외울 게 많지는 않은데, 그래도 사문이나 경제 같은 과목에 비하면 외울게 좀 많긴 하죠. 확실한 건 사람마다 암기량이 다를 겁니다. 지리적인 상식을 많이 갖추신 분이라면 외울 게 많지 않아요. 하지만 상식이 적은 분들은 외울 게 너무 많아지죠.


 (9) 위치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다. 위치는 사실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늘긴 합니다. 근데 올해 사탐 변별력을 늘린답시고 좀 선을 넘는 문제가 출제되긴 했는데.. 이번 수능 13번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3. (가)~(다) 국가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


내륙국은 영토가 바다와 접하지 않은 국가이다. 유럽에는 면적이 좁은 내륙국이 많다. 대표적인 국가는 바티칸과 산마리노를 들 수 있으며, 이들 국가는 (가) 에 둘러싸여 있다. 산지에 위치한 안도라는 (나) 을/를 포함한 두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내륙국이다. 또한 룩셈부르크는 벨기에, (나) , (다) 에 둘러싸인 내륙국이다. (다) 은/는 룩셈부르크를 포함한 4개의 내륙국 및 그 외의 국가들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산마리노는 모른다고 해도, 바티칸은 로마 교황청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가)가 이탈리아라는 것을 지리적 상식으로 알 수 있습니다. 교과서 어디에서도 바티칸이 이탈리아에 둘러싸여 있다는 말은 없습니다.



안도라 이 나라는 상식이라고 보기 좀 힘들긴 한데...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매우 작은 소국이 있습니다. 지리덕후면 알겠지만 일반인이 이걸 어떻게 아나요? 내년부터는 전세계 모든 나라(195개국)를 다 외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이기상쌤이 잘 준비해 주시겠죠?



룩셈부르크도 좀 어렵긴 하지만, 벨기에 근처에 있다는 걸로 (나), (다)가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중 하나라는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도라를 모른다면 (나)가 프랑스인 걸 알기 힘들죠. 네덜란드는 벨기에와는 국경을 접하지만, 룩셈부르크와는 접하지 않기에 제외됩니다. 그래서 (다)는 독일인 거긴 한데.. 이 문제는 추론으로도 풀기가 힘들어서 선을 넘었죠. 지도를 다 외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가, 나, 다만 결정하면 ㄱ, ㄴ선지는 교과 개념입니다. ㄷ 선지만 확인해보자면


ㄷ. (가)와 (다)는 국경을 접하고 있다. 


아닙니다. (가)는 이탈리아, (다)는 독일인데,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 막혀 접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네요. 너무 지엽적이긴 하죠? 그래도 암기에 자신이 있거나, 원래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이면 선택하기 굉장히 좋은 과목 같네요.


4. 한지와의 비교

저도 한지를 잠깐 선택했다가 표점 등의 문제로 정치와 법으로 갈아탔는데, 세계지리와 한국지리 중 세계지리가 더 쉽다는 느낌입니다. 어렵게 꼬는 문제가 거의 없고, 세지는 좀 더 러프한데 한지는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아야 하는 느낌이었어요. 다만 저도 한지를 잠깐 해봤을 뿐이기 때문에 다른 쌍지러분한테 물어보면 더 정확하고 자세하게 아실 수 있을 겁니다.


5. 그래서 내가 선택해도 될까?

5-1. 인문사회계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

이번 수능이 상당히 어려웠음에도 1컷이 47이 나오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 쓰는 거 힘들어하는 학생이라면 좋은 선택이 될 거 같습니다. 내용이 어렵지가 않아요. 공부할 시간적 여유가 있고, 기본 상식을 두루 갖추신 분이라면 선택하기 좋은 거 같습니다. 특히 독해력이 좀 부족한 학생들, 애매한 선지 싫어하는 학생들, 타임어택 힘들어하는 학생들이라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네요. 비슷한 포지션으로 역사도 있지만, 역사는 역덕후 비중이 너무 높아서 쉽지 않아요. 세계지리는 그래도 지리덕후가 그렇게 많은 거 같진 않습니다. 만약 실채점 뜨고 1컷이 좀 내려간다면 정말 꿀과목이고, 이대로 1컷이 47이 나오면 꿀은 아니긴 한데 고려해볼 만하긴 합니다. 어렵게 나오는 추세인 거 같아서 표점상으로 불이익을 입진 않을 듯하긴 한데 확언은 못하겠네요.


5-2. 사탐공대/사탐메디컬

세계지리는 이과 성향의 학생들이 선택하기 좋은 사탐 과목인 거 같긴 합니다. 선지가 추상적이지 않고 명확하고, 말장난이 없어 독해력이 중요하지 않고, 자연지리 파트는 지구과학과 느낌이 비슷하기 때문이죠. 다만 기본적인 지리적 상식이 부족하신 분들은 진입하는 걸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인 지리적 상식을 갖추셨다는 전제 하에, 하루 평균 공부량은 과탐의 1/3만 하셔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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