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이야기 번외편 - 625 전쟁과 한국(국뽕?)
오늘은 여러분에게 너무나도 익숙하고 그 자체로서 정체성과도 같지만, 잘 모르면서 역설적으로 무지한(무식하다는게 아니라 인지하지 못한다는 ^^;; 여러분을 비하하는게 아니에요) '우리나라' 또는 '대한민국'에 대해서 한번 설명해볼까 합니다.
웬지 국뽕이 살짝 들어갈 수도 있겠습니다만 평소 제 글을 읽으신 독자 분들이라면 전혀 불편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일단 시작부터 한 사발만 들이키고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스스로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며(물론 자랑하고 다니진 못하며), 한국이라는 나라를 중요하고 또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한글이라는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문자 체계 덕에 21세기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 시대에서도 아시아 어느 국가보다 편리하게 입력할 수 있고, 끊임없는 전쟁 속에서도 자립하고 살아남아온 한국이라는 나라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수능 국어와 한글, 한국어를 연구하면 할수록 이것을 개발한 세종대왕은 정말 탈인간급의 위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 언어들 중에서 유일하게 '인공적으로 개발된' 파란색 언어. 위의 사진에 대한 정보는 아래 링크에 첨부해두겠습니다
https://theqoo.net/square/1689871414)
자 이제 주모는 그만 부르고,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한국은 과연 어떤 나라인가요? 조선을 계승한 나라?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나라? 끔찍한 내전을 겪은 나라?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의 민주주의 체제를 운용하는 나라? 미중갈등의 격랑 속에서 새우등 터지는 나라? 일본과 전쟁 수준에 준하는 무역갈등을 빚는 나라?
정말 다양한 속성이 있을 것이며 딱 한마디의 문장으로 한국이라는 나라를 표현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일 것입니다. 보통 이런 생각으로 똘똘 뭉쳤던 나라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이나 일본 같은 나라들 이었거든요. 1차 세계대전 또한 민족주의라는 미명 하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던 재앙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전쟁사 시리즈를 연재하는 입장이니, 역시 전쟁사 관점에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접근해 보겠습니다. 저는 실질적으로 현대 한국의 탄생을 '6.25전쟁'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전 3일 만에 점령당하는 수도 서울.
(지난 번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6.25전쟁은 아마 한국 민족사 최악의 비극일 것입니다. 6.25 전사자 = 는 곧 그만큼의 한국인이 전사했다는 소리니까요. 비슷하게 미국의 남북전쟁이 미국이 치른 전쟁 중 가장 많은 미국인이 사망한 전쟁입니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80625.99099012267)
6.25 전쟁은 한반도의 물질적, 인적 자원을 모두 앗아갔습니다. 수없이 많은 이산가족이 발생하였으며, 심지어 현재 한국의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고립되었다가 함흥 철수 작전으로 내려온 사람들의 아들입니다. 6.25는 한국이라는 좁은 나라에 세계를 양분하던 거대한 이념이 정면으로 충돌한 비극입니다.
제가 지난번에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해서도 코멘트를 남겼었죠. 6.25 전쟁 중 북한에 있던 공업시설은 100%에 수렴하는 수준으로 미군의 폭격기에 의해 갈려나갔습니다. 평양은 심지어 제대로 유지되었던 2층짜리 건물이 딱 한 채였을 정도로 완전히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일본군이 만주로의 쉬운 보급을 위해 세웠던 대다수의 공업 시설은 북한 지역에 몰려있었고, 6.25 전쟁 중 다 갈아 엎어졌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여태까지 가져왔던 전통들도 모두 초기화당했습니다. 유럽같은 나라들만 보아도 아직까지 옛날에 지었던 궁성, 거대한 구조물, 또한 신분제도(표면적이지 않으나 문화적으로 깊숙히 스며들어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등등 과거를 완전히 없에지는 않았습니다. 그토록 혁명이 자주 일어났던 프랑스 조차도요.
하지만 한국은 6.25를 통해 의도치않게 양반제를 비롯한 신분제가 완전히 사라졌고, 정말 모든 국민이 몸뚱아리 하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기에 수험생 여러분이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했겠습니까?
광복 직후 6.25전쟁이 곧장 발발함에 따라 과거 조선의 왕족이었던 사람들도 이젠 우리들에게 잊혀졌습니다. 조선을 대표하던 명문가나 큰 집안들은 일제강점기에 이미 다 변절하거나 박해당했는데, 이게 끝나고 나서 또다시 전쟁이 터져서 남은 것까지 깔끔하게 사라졌습니다. 이것 말고도 유실된 문화재나 건축물도 상당하죠.
3일 만에 수도가 적에게 떨어졌으며, 3달 만에 낙동강을 경계로 하는 경상남도와 부산을 제외한 모든 국토를 잃었습니다. 적에겐 소련의 무시무시한 전차가 있지만 우리에겐 단 한 대의 전차도 없습니다. 그야말로 남한에게 있어서 절체절명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은 있었습니다.
북한군의 불법적인 남침이 곧장 전세계에 알려진 이후, 유엔안전보장회의에서 북한의 침략전쟁을 규탄하며 한국에 대한 지원 결정을 가결하는 장면
[6.25전쟁 이야기] 미국과 UN안보리의 신속한 전황파악·대응조치가 이뤄진 것은 기적이었다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newscj.com)
당시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를 위해, 2차 세계대전을 겪고 난 이후 세계는 더 이상의 거대한 전쟁을 막기 위해, UN연합군의 파병을 전격적으로 결정했으며 2차 세계대전에서부터 이미 전쟁에 이골이 났던 내로라하는 국가들이 모두 다 참가하는 그야말로 세계적 수준의 지원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미국이 주축이 되어 서양 국가들과 유럽, 아프리카 국가들까지 지원을 했을 정도로 이 한반도라는 땅에는 전 세계의 군인들이 몰려왔습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외국 군인들이 먼 타지에서 전사하고 묻혔죠. 우리는 전 세계에게 빚을 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렇게 번화한 국가에서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이 생존하고 이렇게까지 발전하여, 코로나가 세계를 강타하는 시대에서 반대로 이제는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갔다는 것은 인류 역사에 큰 분기점이라고 생각합니다.
6.25 참전 용사들에게 마스크를 공수하는 한국 군용기
美 보훈장관, 6·25 참전용사 마스크 지원에 감사편지 보내 (donga.com)
70년이 지난 참전 용사를 기억해주는 한국에게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노병
“70년이 지났어도 참전용사들을 기억해주시네요” 프랑스 참전용사에게 날아간 마스크|크랩 - YouTube
6.25 발발 70주년 행사
99C33D4C5EF5451819 (860×573) (daumcdn.net)
6.25 70주기 유엔파병군에 대한 감사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_jBWcP3yJsQ&ab_channel=R.O.K.Marines
올해는 6.25 전쟁 발발 70년입니다. 특히 10의 배수 주기라는 점에서 한국 대통령까지 참석하여 유엔 참전 용사들과 유해들을 송환하는 행사가 아주 크게 있었습니다.
6.25에 참전했던 외국 군인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와서 싸웠던 것을 평생의 명예로 간직하고 있으며, 당시 전쟁으로 겪은 PTSD 증후군은 한국에 직접 방문하여 얼마나 크게 발전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일부 치료에 도움이 되었다고도 합니다.
비록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의 일이지만, 이 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은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아주 잘한 일이라고 평가합니다.
(독립유공자이신 김구 선생은 '문화 승리'라는 말을 하셨었습니다. 한국은 이제 물질적, 정신적 발전을 넘어 문화적으로도 세계에 기여하며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로 나아간다고 필자는 확신합니다
K웹툰 '망가 왕국' 일본 접수..네이버·카카오 1위 경쟁 : 클리앙 (clien.net) )
지금 한국은 코로나를 다른 나라에 비교했을때 매우 적절하고 최선을 다해 억제하는 중입니다. 우리가 안심하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고, 코로나에 감염되어 입원할 걱정을 떨 필요 없는 것도 결국 이 나라에서 누군가의 피와 땀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겠죠.
저는 여태 어려서 잘 몰랐지만, 이제서야 고마움이라는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게 되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에게 빚을 졌고,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그 빚을 갚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첫번째 이미지에 관한 링크
https://www.dogdrip.net/dogdrip/28871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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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calculus&no=86121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https://orbi.kr/00027274206 - 17편 현대전의 발전 양상
https://orbi.kr/00027336409 - 번외편 항공모함 시대의 도래
https://orbi.kr/00027382337 - 18편 러일전쟁
https://orbi.kr/00027503697 - 번외편 기만과 속임수
https://orbi.kr/00027559260 - 번외편 MHRD
https://orbi.kr/00027622118 - 번외편 미래의 전쟁
https://orbi.kr/00027786178 - 19편 의료전선
https://orbi.kr/00028148901 - 20편 중립과 군사력
https://orbi.kr/00028250151 - 21편 장전과 방아쇠
https://orbi.kr/00028339193 - 번외편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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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28594440 - 22편 단순함과 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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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28633462 - 번외편 기업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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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30326474 - 27편 낙엽이 지기 전에
https://orbi.kr/00031115960 - 28편 늑대떼와 양떼
https://orbi.kr/00031424411 - 29편 불공평하다
https://orbi.kr/00031680019 - 30편 명분과 세계관, 그리고 편견 (1)
https://orbi.kr/00031924410 - 31편 명분과 세계관, 그리고 편견 (2)
https://orbi.kr/00032009629 - 32편 명분과 세계관, 그리고 편견 (3)
https://orbi.kr/00032048830 - 번외편 미래전
https://orbi.kr/00032500068 - 33편 실험과 도전
https://orbi.kr/00032718240 - 특집 최선의 응전
https://orbi.kr/00033073626 - 21세기의 이순신, 손원일 제독과 대한해협 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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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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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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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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