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이야기 4편 - 선택과 집중
전쟁사 이야기 4편 - 선택과 집중
이 세상 누구도 무한한 자원과 시간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자기에게 허용된 예산이 있으며, 자기 나름대로 이것을 효율적으로 지출하기 위해 고민합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 중에서 포기하는 것과 선택하는 것이 나뉠 것입니다.
체육종목은 정말 다양합니다. 각 종목의 선수들은 자신이 맡은 단 한 가지 종목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습니다. 식단과 생활패턴, 리듬까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집중적으로 쏟아 붓습니다. 그런데 어떤 육상선수가 자신은 지금 하고 있는 종목뿐만 아니라 수영에서도 1등을 하고 싶다면서 수영훈련까지 병행한다면, 과연 그 선수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인생에서도 포기할 것과 얻을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적절한 선택과 집중 없이 모든 분야를 얇게 공부하는 것 또한 가치가 있지만, 자신이 확실히 내세울만한 전공이나 전문분야 없이는 먹고살기도 힘들 것입니다. 얼마나 선택하고 또 얼마나 집중해야 하는가는 사람들마다 가지각색이지만, 선택과 집중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개념입니다.
전쟁사에서도 이러한 딜레마를 관찰할 수 있으며, 어떤 국가는 전체적인 자원과 병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승리한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물자와 전력을 어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치하느냐에 따라서 보다 적은 힘으로 큰 힘을 이길 수도 있습니다.
지난 2탄 유추와 추론 편에서 등장한 미드웨이 해전을 다시 한 번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미드웨이 해전을 앞둔 미 해군의 상황은 대단히 암울했습니다. 선전포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실행된 진주만 공습에서 주력을 손실한 미 해군은 태평양 전쟁 개전 초에 일본 해군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고 질질 끌려다니는 처지였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전함을 대다수 잃었으나 항공모함이 온전히 남아있던 미군은 반격을 준비합니다. 동시에 일본 해군 또한 미처 끝장내지 못한 미 해군의 항공모함을 격멸하기 위해 적을 유인, 섬멸하는 작전을 준비합니다. 이것이 바로 미드웨이 해전의 배경입니다.
(양측의 뚜렷한 의도와 목적을 바탕으로 발발한 미드웨이 해전. 서로가 당연히 자기 자신이 이길 것이라 예상하였다. 제2차세계대전해전사 p.172
https://blog.naver.com/imkcs0425/60153448859)
비록 미 해군의 홈그라운드인 미드웨이 섬을 중심으로 전투가 발발한다는 점이 있긴 했으나 절대적으로 미 해군의 전력이 약세인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미 해군의 일부는 대서양과 지중해에서 활동 중이었고, 동맹국인 영국은 혼쭐이 나서 전혀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반대로 일본 해군은 자신들이 가진 강력한 전력을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해군은 절정에 닿은 수준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항공모함을 비롯하여, 자신들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점령한 상태였습니다.
이때 일본 해군은 역사상 가장 큰 병크를 터뜨립니다. 당시 일본 해군은 어떻게 하면 미국을 굴복시키고 항복을 받아낼까?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생각이 너무 많았던 일본 해군은 미드웨이 해전 당시 미드웨이뿐만 아니라 동시에 많은 지역 또한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 한 작전을 실행하면서 동시에 수많은 목표를 추구했기 때문에 온전히 전력을 집중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그 결과 200여 척에 달하던 일본 함대 중 미드웨이 해전에 직접적으로 투입된 함선은 20여 척에 불과합니다. 나중에 밝혀지긴 하지만, 결국 미드웨이 해전은 일본 해군이 그 외에 추구하던 모든 목표의 의미를 깔아뭉개버립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대전제인 미드웨이 해전에서 패배하면서 동시에 추구하던 수많은 목표들은 유명무실하게 됩니다.
반면 미 해군은 자신들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미드웨이 섬을 비롯한 근처 전투 부대에 쏟아 넣습니다. 미드웨이 섬에는 끊임없이 물자와 무기가 보급되어 쉴 틈 없이 요새화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요크타운’이라는 항공모함은 얼마 전 발발했던 산호해 해전에서 큰 피해를 입고 수리 중이었습니다. 함선 한척도 아쉬웠던 미 해군은 이 요크타운을 어떻게든 미드웨이 전투에 투입시키기 위해 인력을 갈아넣으며 준비합니다. 대단히 여유롭고 자신들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던 일본 해군과 달리, 미 해군은 정말 모든 힘을 쥐어 짜내서 강력한 한방을 준비합니다.
(미 해군의 전투기에게 공격받는 일본의 항공모함 카가, 히류, 소류, 아카기. 당시 강력한 일본 해군의 전함들은 지나치게 멀리 떨어져서 이들을 구원하지 못했다. shattered sword p.233
https://blog.naver.com/imkcs0425/60157242673)
당시 일본 해군에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야마토’라 불리는 세계 최대의 전함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일본 해군의 전투력은 매우 강력한 수준으로, 미드웨이 해전에 직접적인 참여가 있었다면 충분히 승패가 달라질 수 있었다고 평가됩니다. 그러나 쓸데없이 함선을 멀리 배치하여 이러한 강력한 함대는 아군을 지원하지 못하고 멀리서 무선 통신만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미 해군보다 총체적인 전력에선 압도적인 우위를 가진 일본 해군은 미드웨이 해전에서 그 강력한 전력을 전혀 집중시키지 못합니다. 그 결과 홀로 떨어진 일본의 항모 기동부대는 아군의 도움을 받지도 못하고 미국 전투기들에게 뚜들겨 맞고 침몰합니다.
호랑이는 토끼를 사냥할 때도 최선을 다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일본 해군은 연이은 승전에 자신감이 넘쳤고, 그것을 넘어 여유와 자만을 부릴 정도로 심각한 정신상태를 보여주었습니다. 분명 미드웨이 해전은 일본 해군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전투였으나 자신의 힘을 온전히 집중시키지 못하고 역습을 거하게 당하게 됩니다.
전쟁사에서 선택과 집중은 여전히 많은 지휘관들의 골치를 썩이는 문제입니다. 어디에 병력을 집중할 것인가? 집중한다면 얼마나 집중시킬 것인가? 좀 더 효과적으로 병력을 집중한 지휘관은 승리할 수 있습니다. 미드웨이 해전은 전력의 효율적인 집중이 얼마나 필요한지 보여준 예시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수능 국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여러분들에게 환기시키고 싶은 내용이었습니다. ‘선택과 집중’ 우리의 아이큐는 180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수능 국어 1교시는 80분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한정된 자원 속에서 수능 국어, 특히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는 비문학을 풀 때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요? 비문학 지문에 수많은 개념이 있는데 그걸 다 이해하고 외워야지 문제를 풀고 1등급을 맞을 수 있을까요?
앞으로 저는 여러분과 함께 수능 국어에서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볼 것인가 연습을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통상적인 생각과 달리 수능 국어에서는 집중해서 보아야할 부분이 뚜렷이 정해져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아이큐나 읽는 속도가 충분하다면 불필요한 것까지 보고서도 시간 내에 시험을 끝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정된 에너지와 뇌 용량을 가졌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부터 머릿속에 담는 훈련을 할 것입니다.
전쟁사 시리즈(약 11편 예정)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학습이란 무엇인가(11편 예정)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4과목 중 2과목 들을 예정인데 뭐 듣는 게 좋을까요 ? 물1 공부만 많이 했고...
-
조금이라도 좋아지나요? ㅋㅋ
-
혼자서발작중
-
수학 기출분석 0
수학 기출분석 도대체 어케 해야하는건가요?? 수분감 스텝2도 오랫동안 풀면 정답률이...
-
인스타에 대학 태그하는거 설/연/고 그 다음에 과기원이랑 서성한까지 인듯 서성한은...
-
다들 그거할러고 대학 가는거 아녔어?
-
언미생지로 89 100 96 96 100 89 96 96 그리고 언/생지가 100...
-
이거진짜에요? 0
아..........
-
개부럽다 8
나도..
-
서강대 문자 0
왜케 많이 보내나요 저한테만 오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부모님한테까지..
-
힘 때려보자
-
점심시간에도 일해서 이제야 시간 남... 10분내로 식사 가능할까? ㅠㅠ
-
자살마렵네 0
ㄹㅇ
-
진짜 개꿀팁이니까 과감하게 3학년 확통 버려라
-
재,삼수 해서 대학 갔는데 인스타 소개란에 대학 태그 돼 있으면 짜침?
-
돌아왔어요 5
밥먹고 다시 갈거임.
-
키 컸당! 6
키 전에는 162였는데 오늘 재보니까 163 넘는다 히히히
-
나온다면 언제 나오나요? 제가 희망하는 대학 희망하는 과가 수시로 대학어디가에서...
-
공익이 왜 불친절한지 알거 같음..
-
나 몸이 떨려와 그만큼이나 좋아
-
몇점이고 아 어느과쓸걸 ㅇㅈㄹ은 안했고 다 어떻게 공부했는지나 정시러의 설움 이런...
-
신검받고 옴 0
폰 되면 중간중간 들어옴
-
수능 끝나고 자기관리 빡세게해서 변신하기<가능함? 10
헛된 망상이겠지? 벅벅 롤이나 할거 같은데
-
작수 13213(언미 사문 생명) 이었고 동국대 합격한 상황입니다 올해 치대를...
-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음
-
여자키 논란종결 2
170 상위4퍼센트 1등급 165 상위 23퍼센트 3등급 160 상위60퍼센트...
-
내성적인게 너무 싫음 ㅜㅜ
-
예전에 잘했던 시절의 플레이가 안 나옴 에이징커브 온 듯 머리론 되는데 시도해보고...
-
차피 찐따는 오티에서 친구 못만들잖아
-
시발점 끝냈는데 실전개념 누구 들을까 양승진 VS 김기현 0
고2때 등급은 3~4
-
생윤 적성 1
유불도하다 현타 왔었는데 하다보니깐 괜찮아지다 사회정의까지 하니깐 재미 있는듯 나...
-
가면 갑분싸될듯한디
-
교육청은 왜 저 년을 휴직허가를 안해준거냐 ㅁㅊ 싸이코패스가 교사를 해서.....
-
자고 일어나보니 알림이 ㅋㅋㅋ 메인간 기념으로 사진 약간 업데이트 해봤습니다...
-
울 과외쌤 덕성여대더라
-
영탐탐 1이라고 가정하고 수학은 백96정도 맞는다고 치면 국어 어느정도 나와야하나요
-
침대에서 안 벗어나고 있다
-
전교권 애들 천마넌씩 장학 받는거 보고 굉장히 부러웟어
-
맞팔 구해봄 13
뻘글 잘 (안)씀
-
ㄹㅇㄹㅇ
-
ㅋㅋㅋㅋㅋ
-
장학금흡수 3
흡
-
대버지 ㅠㅠㅠㅠㅠㅠㅠㅠ 아들은 재독 다니기 싫다고 올비에서 징징대는데
-
콘서타 부작용이 뭐임? 10
내가 듣기론 짜증이 난다던디
-
동국대 추합 3
언제 나오려나
-
AGI까지 빨리나와서 내망한인생구제좀
-
y 붙여서 스마티가 입에 잘 달라붙는듯 이게 사전에 있는 단어는 아니긴 할건데
-
보닌 방금 인생업적 23
세우고옴ㅇㅇ;
아 그렇구나 .. 또 군 지휘체계도 분산됬다고 들었는디
그냥 전쟁사인줄 알고 눌렀는데 학습에서 이어지는 흐름이군요. 글 잘 읽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