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삼수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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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삼반수 끝에 원하는 대학에 마침내 입학한 16학번입니다.
수험생시절 때 오르비 자주 들어왔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문득 생각나서 다시 들어와보네요...
오르비에 올라온 글들을 쭉 읽다보니 매년 그랬듯이 정말 열심히 했지만 성적이 안나오신분, 포기할까 생각하시는 분 많은 것 같아요
저도 전국 탑3안에 든다고 자부하는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고3 때 수능성적은 차마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었고 수능이 끝나고 1주일만에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재수 하면서도 성적이 정말 안 오르더군요... 서초메가에서 재수하다가 막판에 대치동 학원가로 단과를 들으며 남는 시간은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재수하는 동안은 이 정도면 열심히 했어,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 이번 수능에서는 꼭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번째 수능은 첫번째 수능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성대 공대에 원서를 썼고, 입학이 확정되자 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조용히 삼반수를 결심했습니다. 삼반수를 결심하는 순간, 정말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진짜 내 인생 왜 이렇게 꼬이는건가, 나도 열심히 했는데 왜 성적이 안나오는걸까.
그때 갑자기 제 자신에게 엄격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재수하면서 힘들다고 생각했던것, 돌아보면 다 엄살이었습니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던 것, 죽을만큼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답이 나오더라구요. 나를 위해 공부하는 거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위로받기 위해 공부하는 게 아니다.
강대 야간반에서의 삼반수,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주말 빠지지 않고 자습하고, 수업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그렇게 오르지 않던 성적, 내가 잘하고 있는건가라는 생각도 9월이 되니까 대답해주더라고요. 9평 빌보드에 제 이름이 뜬 것을 보고 정말 놀라서 그 자리에 얼어붙었습니다. 빌보드 그깟게 뭐가 대수라는 분도 있겠지만, 삼반수 막판 정말 불안했던 저에게 큰 힘이 되었고 노력하면 된다는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3번째 수능, 그렇게 잘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채점할때까지 안절부절 못했었는데 그래도 나름 잘 보기도했고 운도 좋아 원하는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N수 생활, 힘듭니다. 그 고통을 즐겨야 합니다. 나중에 이 수험시절은 여러분들의 큰 자산이자 아련한 추억이 될것이라고 백프로 확신합니다. 남은시간 자신에게 엄격해지시기 바랍니다.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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