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판결은 부당하기 때문에 항소를 하겠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games.orbi.kr/0008502545
수능국어 A형 19번 출제오류 행정소송의 1심 판결문을 받아서 읽어보았습니다.
언론에 보도되었듯이 판결문의 가장 핵심적인 논리는 아래 나)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유진현 판사님은 판결문에서 주어가 다른 문장은 양상을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하시면서 우리의 요청을 기각하셨습니다.
"나) 원고들은 위 제시문의 서술어가 '~될 수 있다'고 개연적인 데 반하여, 이 사건 답항의 서술어는 '되어야 한다'라고 단정적이라는 점을 주된 근거로 이 사건 답항이 위 제시문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제시문에서 위 서술어의 주어는 '전자와 양공 쌍'이고 이 사건 답항에서 위 서술어의 주어는 '광자'로 서로 명백히 다르다. 따라서 위 각 서술어의 표현이 달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우선 그 주어가 서로 다름을 간과한 것으로서 그 전제부터 잘못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문의 주어는 전자이고, 선지의 주어는 광자라서 양상의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선지를 대우 명제로 바꾸면 선지의 주어는 지문의 주어와 같아집니다.
법조계에 '판사는 아무 것도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설마 대우명제까지 모르실 줄은 몰랐습니다.
주어가 다르다 하더라도 대우명제를 이용하면 두 문장의 주어를 동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또 부정표현이라서 다르다고 할 수도 있겠죠?
부정 표현을 긍정 표현으로 바꾸면 뒷절을 동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단어 '발생'과 '생성'은 다 없던 것이 생기는 것이니 의미가 같아요.
단어까지 통일한 후에 지문과 선지를 다시 비교해 볼까요?
지문 : "광자가 입사되면 전자와 양공쌍이 생성될 수 있다"
선지 ② : "전자-양공 쌍이 발생하려면 광자가 입사되어야 한다"
= "광자가 입사되지 않으면 전자-양공 쌍이 발생할 수 없다." (대우)
= "광자가 입사될 때에만 전자-양공 쌍이 생성될 수 있다." (긍정문으로 변환)
지문이 참이라면 ②가 참인가요?
'비가 오면 땅이 젖을 수 있다'고 해서 '비가 올 때만 땅이 젖을 수 있다'라고 단정할 수 있나요?
유진현 판사님은 ①, ③, ④, ⑤를 지울 수 있기 때문에 남는 ②가 답이라는 것을 평균적인 수험생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판사님께서는 이 판결이 얼마나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주는지 가슴에 와닿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평균적인 수험생이라면 모든 선지를 정답 후보에서 쉽게 제거할 수 있고 그래서 답이 없어 당황했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문항의 정답률은 메가스터디의 추정치로 약 87%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95%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수 입력자가 늘자 정답률이 내려갔습니다.)
주어가 달라서 양상을 비교할 수 없다는 판사님의 말씀에 저희가 논리학회의 자문을 구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지만 유진현 판사님께서는 스스로 판단하실 수 있다고 하시면서 저희들의 증거제출을 이례적으로 거부하셨습니다.
만일 주어가 달라도 양상을 비교할 수 있다는 증거가 채택되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는 것이 저희측 변호사님들의 의견입니다.
법철학자 예링은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 부당한 판결에 대해 투쟁하지 않는 것은 정신적 자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원심 판결에 승복하지 않고 다시 항소하려고 합니다.
항소심에서는 주어가 달라 양상을 비교할 수 없다는 원심 판결이 잘못된 것임을 논리학회나 국어학회의 도움을 받아 입증하려고 합니다. 세계지리 8번 문항 출제오류에서 승소하신 박대훈 선생님께서도 원심에서 지셨지만 항소심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다 입증하셔서 이기셨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박대훈 선생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많은 분들이 재판에서 졌지만 힘내라고 응원해 주셨습니다.
저는 트집 잡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수능 기출문제는 수험생들에게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투쟁을 통해 평화를 얻어내고자 합니다.
(참고로, 교평에서 출제한 2011년 PEET 언어추론 예시문항과 2012년 MEET 언어추론도 단정적 진술과 개연적 진술을 구분하지 않아서 출제오류를 인정했었습니다. 이 부분을 확실하게 해서 출제자가 주의하도록 만들지 않으면 나중에 시험장에서 여러분이 혼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부럽노 의머생들 리빙포인트) 몇몇 의대 과목들은 답과 시험성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
현 4.5정도인데 확통런+사탐런해서 겹치는과목이 한개도 없어서 다버릴것같은데...
-
으아악 불안해 4
ㅈ된 것 같은 이 기분을 어찌하면 좋을까
-
님들 실모치면 몇점정도 나오심?......
-
뭘 더 해야되노? 다 해줬잖아.
-
g(t) 대범준이 이런 거 x축에 f(x) 그려놓고 오른쪽에 t축에 2f(t)...
-
합정 애니플러스 3
버튜버 굿즈 완전많음 버튜버가 주력인곳은 처음보네
-
경북대 진짜 좋아요 성적만 가능하면 학비 저렴한 경북대로 오세요
-
어닐링
-
먼가먼가네 21 22틀 92인데 21에 시간 다뺐기고 틀려서 22는 쳐다도 못봄...
-
하..
-
저 지금 레전드 뚱뚱이 상태임 이러면 대학교가서 이쁜 눈나들과 얘기조차 못할듯 엉엉..
-
시작하길 잘했네요
-
난 그냥 학교는 지방분교인데 과가 특출나게 유명해서 인서울 같은 과에 비벼지는 곳...
-
코시탄탄 아무튼 코시임뇨 저거
-
20번 13박고 전사 21번 16박고 전사
-
과연 올해는 3
평화롭게 죽을 수 있을 것인가
-
이문제 유기하다가 오늘 첨 풀어봤는데 생각보다 어렵네요... 특수특수개특수하면 풀리는문제
-
무극성 결합으로만 이루어진 극성 분자가 있니요?? 그게 아니라면 분자가 극성이다 >...
-
걍 앞자리에서 대놓고 자네
-
수학 실모 2
킬캠보다 좀 쉬운 난이도 실모 추천해쥬세요
-
먼저 이 칼럼은 공부를 할 시간이 40일 남짓 정도만 주어졌을 경우를 가정하고...
-
마침 경주니까 에어비앤비 운영해보고 싶음 한옥 하나 빌려서 리모델링이랑 인테리어까지...
-
|모고-내신| 12
정시러분들 내신 모고 얼마나 차이나시나요?? 전 일찌감치 내신버려서...
-
수바너네인정 2
문제잘만드네..
-
박제해주셈. 6
9평 성적입니다. 수학 영어 탐구..전부 올해 본 모의고사 성적들 중 가장...
-
매운데 맛잇는 그런그런맛
-
시카노코노코노코 14
국수탐탐
-
재미써요
-
강k한테맞고이감으로회복하기매주반복중ㅋㅋ
-
풀실모는 잘 안 풀고 국수영은 주말마다 푸는데 집공 해야하나
-
극한의 비효율
-
탐구실모도쳐야하는데 엉엉
-
교과서 수준의 문제들 푸는데 저정도로 충분함?
-
생일축하합니다
-
오르비 보면 경북대도 낮은 대학인데 주변 현실은 공부 안하면 계명대도 못감......
-
큐브나 다른거 답변 할 때마다 내면의 이드가 발현 되려는걸 참는다 1
진짜 개싸가지 없거나, 지가 똥멍청이인거 티내는 질문 받을 때 마다 자꾸 내면의...
-
생명1 퍼즐게임 싫어서 그러는데 지2 ㄱㅊ?
-
교수 놈들 무슨 저작권 명목으로 시험문제 공개도 안 하고 문제 매년 똑같이 내는 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국어 기출 회독 0
마닳 풀고있는데 회독 할 때 기간을 얼마 두고 다시 봐야될까요 기억이 너무 잘...
-
28번 틀렸슴다 주요문항 리뷰) 13번 좀 어렵 도형 뜨면 닮음생각항상해야함...
-
나만빼고죄다프로비틱러고능아들이야ㅠㅠ
-
요즘 국어실모만 보면 10
90퍼센트 확률로 망함 진짜로 걍 여기저기서 오답이 와장창 쏟아져 나오고 연습땐 또...
-
하프모고형식이라 수능 대비하기도 괜찮은 것 같은데 2-3 진동이 풀어도 괜찮을 난이도인가요?
-
몇점정도 나오심?
-
작년에 여단 내에 자살자 1명 있었고, 본인 당직중이라 여단/대대 회의 내용 다...
-
10년전 라떼만 하더라도... 강사 한 명당 개별 프리패스라는게 존재했고... 그...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강사님 부디 꼭 이기시길...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저의 세계를 넓혀주신분:) 응원합니다 선생님!
선생님 수고하셔요ㅠㅠ 진짜강의들을때마다 선생님의 생각에대해 감탄하곤해요 교육을위해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갓원준 선생님 응원해요 ㅠㅜㅜ 정의는 승리한다?? 가 적절한 표현은 아니겠지만 힘내세요 좋은결과있을거에요!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꼭 이기셔서 선생님을 조롱했던 병가원이랑 여타 국어선생들 유구무언하게 만드시길 바랍니다
04년도 불문과 교수의 어처구니 없는 이의제기도 받은 평가원인데.... 본인들 필요에 따라 인정하고 안하고를 결정하는 평가원.... 저런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갈거면 이의제기는 뭐하러 받나 모르겠네요. 08년도 물2문제랑 재작년 세계사 문제도 안받고 우길려다가 망신만 당하고 결국 패소했죠. 꼭 승소하셔서 정신좀 차리게 만들어주시길..
항상 응원합니다 선생님.
응원합니다 선생님.
근데 이원준t가 승소할경우뭐가달라지는건가요?
틀린학생들이 정답으로 인정됩니다. 그럼 대입결과가 바뀌겠죠
이미대학1학기끝나가는데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세계지리도 그랬거든요
언제나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국어강사 이원준은 비열하지 않은 주류이다!!!!!
응원합니다.
다른 강사들은 알아도 귀찮아서 하지 않지만
쌤께서 이렇게 힘들어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류가 꼭 인정되길 응원합니다ㅠㅠ
응원합니다 선생님,!!
응원합니다! 늦은시간까지 수고가 많으십니다.
박대훈쌤도 1년동안 엄청 고생하셨어요ㅠ 당연한 걸 안받아들이니...
응원합니다
진짜 멋지시네요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선생님!!!!
응원해봅니다. 잘 못 된건 고쳐야죠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