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자에서 고정 1등급 만들기
잠이 안 와서 김승옥 좀 읽다가… 여운 씨게와서 자는 건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수학 공부 했던 경험이나 좀 풀어보겠습니다. 수학 어려우신 분들 시간되면 읽어보셔요
저는 25수능에서 확통통 96점을 받았습니다(21번 틀)
수포자 -> 3등급
저는 클래식을 무척 좋아했어서 음악교육과를 가려 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니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히게 되더라구요
음악은 과감히 접었습니다
결국에 저는 정시공부를 해야하는 운명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저는 이차함수의 꼭짓점을 구하는 법을 몰랐습니다(완전제곱식으로 변형하는 거 잇자나요)
원에 그은 접선의 접점이랑 중심을 이으면 수직인 것두요
닮음? 그런건 개나 줘버렸었습니다 중딩때..
공부 드릅게 안하는 지방 중학교에서도 공부를 거의 놓았던 중3때는 40점대 맞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차근차근 시발점으로 수상 수하부터 시작했습니다
편두통에 시달리면서 인강을 들었습니다 뭐가 뭔지 이해가 하나도 안 되더라구요
쎈을 풀어도 마플을 풀어도 알피엠을 풀어도 모르는 문제는 넘쳐났었습니다
틈만 나면 튀어나오는 중학교 수학 또한 너무 혐오스러웠죠ㅎㅎ
그렇게 거의 1년동안 내신 문제집만 잡고 낑낑대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고2가 되고 수1 수2도 물론 마찬가지였지만은, 변화가 조금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개념 강의를 들으면 이해가 어느정도는 가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식하게 낑낑댄 결과 수학 머리가 어느정도 복구되었던 거죠
문제집 푸는 속도도 빨라졌고 쎈 2회독 땐 며칠 만에 다 풀어버리기도 했었습니다
—
이렇게 글로만 적으면 3등급까지 가는 여정이 정말 별거 없어보이죠?
그렇지만 저는 2년동안 고통스러운 노력을 쉬지않고 했었습니다
수학 노베 분들, 조급하고 답답하신 거 압니다.
하루빨리 좋은 점수를 받고 싶으신 거 제가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근데 늦은 수학공부는 저런 고통의 시간들을 거치지 않으면 절대 꽃을 피울수가 없습니다
남들이 찬찬히 탑을 쌓아올릴 때 우리는 다른 거 하고 있었지 않았습니까…
급할수록 더욱 돌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개념 인강 켜고 무지성으로 쎈 마플에 도전하세요
머리가 타들어가는 듯 지끈거리는 그 고통을 느껴보세요
그런 상처를 지닌 사람만이 단기간에 수학을 올릴 수 있는 거에요 단순하지만 강력한 입시판의 공식이에요.
저는 그 2년간 정말 많은 문제를 풀고 틀리고 좌절하고, 부족했던 개념을 메우고, 다시 반복하고 했었어요 오답노트도 죽어라 쓰고
실모 엔제 벅벅은 우리같은 베짱이에겐 허용되지 않는 사치에요
저렇게 기본 유형 문제들에 대한 양치기가 선행되고
어느정도 기계적으로 3점, 쉬운 4점을 격파할 수 있게 되면,
기출 문제도 조금 풀어서 감을 더 끌어올리고
이제 뉴런 같은 실전 개념도 맛본다면
저절로 성적표에 2-3등급이 찍혀있는 것이에요^^
——
평가원 기출 문제도 비슷하게 그저 쎈 풀듯 풀어보는데
처음에는 당연히 잘 안풀리고 턱턱 막혀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한 문제 잡고 몇십분 늘어지는 건
그때 해보는 거에요. 때묻지 않은 머리로 기출을 처음 접해보는 그 재밌는 순간에!!!
이 구간을 지나면 이젠 엔제실모를 또 양치기 해야해서 그런 깊은 사고를 할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어요
개념강의 -> 쎈양치기 -> 기출회독
여기까지 오고 뉴런 같은 강좌를 들으면 보는 눈이 달라지죠
비록 스스로의 실력성장이 잘 체감되지 않을 수 있어요. 무척 당연한 증상이에요
그렇지만 저는 매일같이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그런 경험의 반복 자체가 수학 실력의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쉼없이 달려가다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분명 뭔가 느껴지는게 있을 거에요. 그건 제가 보장할 수 있어요. 수학은 노력으로 극복해낼 수 있어요
——
1등급을 향한 길
과목선택 - 저는 현역 당시 미적을 택하고 호되게 당했습니다. 자세한 건 제 확통런 가이드에 써 있으니 참조해 보세요. 일단 본인에게 맞는 과목을 찾는 것도 높은 점수 따기에 상당히 중요합니다.
약점 찾기 - 내신문제집 양치기도 하고, 기출도 회독해보고, 실모 엔제도 건드리다 보면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히게 되는 순간이 있어요. 양치기로는 극복할 수 없는 무서운 장애물을 마주하게 되지요. 이럴 땐 이제 무식한 양치기는 멈추고 잠시 ‘생각’ 해야해요. 내가 어떻게하면 나의 한계를 뛰어넘을지를… 공부를 잘 하고 싶으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하더라구요.
나 자신을 다시 탐구해 보세요. 아 내가 우직하게 계산하는 능력이 떨어지나? 문제 풀다가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간이 있나? 이 부분의 실전개념이 빵꾸가 났나? 혹은 실전개념의 전체적인 체계를 아직 완벽히 못 잡아 놨나? 원인은 다양하고 치료법 또한 다양할 거에요. 일반화해서 설명드리는 건 불가능하죠. 그렇지만 분명 점수의 누수를 유발하는 구멍이 있을 거에요. 그걸 이제 누가누가 더 잘 찾아서 메우느냐가 수학 고득점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죠.
한 가지만 저를 예시로 들어볼게요. 저는 많은 약점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시험지 운영을 정말 못했어요. 9번에서라도 막히면 넘어가야하는데, 당황하기 일쑤고 잡다한 생각만 하며 집중력을 까먹기 바빴죠. 실모를 양치기 하다보니 그런 저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 후로 깨달음을 얻고 문제를 빨리빨리 넘기는 연습도 하고 마인드 컨트롤도 좀 했더니 점수가 쑥쑥 오르더라구요. 하방을 지켜내는 연습을 한 거죠. 80점 아래로는 거의 안 떨어지더군요. 이런 식이에요..
태도 점검 - 뭐 이쯤이면 다 말했으니 한 가지 여담만 풀어놓아 보자면 저는 이런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봐요.
”결국 수능에는 쉬운 문제만 나온다. 내가 어렵다고 생각해서 그렇지“
근데 이게 팩트에요. 우리 정말 어려운 문제 수능에서 한 개쯤 줘도 큰 일은 안 일어나요. 참사는 내가 충분히 맞힐만한 문제를
놓쳐버리게 되는 불상사에서 일어나는 거에요.
항상 이 태도로 수학을 대하시면 좋아요. 물론 사설실모에선 안 먹히는 말이긴 하죠. 실모는 아무래도 어려울수록 고평가 받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평가원 시험만큼은 아직까진 양심있게 출제한다는 신뢰를 가지시고 응시하시면 어떨까 싶네요. 우리 발목을 잡는 건 24수능 22번 같은 현장에서 풀기 무척 어려운 그런 문항이 아니라 25수능 11번 같은 틀리면 절대 안 되는 문항을 틀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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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견만 늘어놓은 것 같아 기분이 좀 그렇긴 합니다만… 그래도 제 나름의 성적 향상의 이야기를 써보았으니 수학 안되시는 분들은 참고 해보세요.
아 그리고 첨언하자면 실모 점수에 연연하지 마시고 오답이나 성실하게 하심 좋을 것 같아요. 사설실모는 정말 너무나 어려워서 우리 실력을 실제보다 저평가되게끔 만들 여지가 있어요. 저 더프나 서바에서 종종 4등급 띄우고 진지하게 죽을까 고민한 적도 있었는데 평가원에선 고정1등급이었자나요(비록 확통이긴 허지만..^^). 너무 상심하진 마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전형적 문과성향이라 수학때문에 많이 힘들었네요. 하루 11시간 정도 공부했었는데 거의 8시간은 수학 했다죠. 하하… 그렇지만 극복해냈네요. 못난 저도 해냈는데 더 잘난 여러분은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 오르비 여러분들 다들 따뜻한 연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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