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떠나보내며
'그날 내내 그 두 글자에 대해 생각했다. '씨발'인지 ‘정말’인지 ‘그만’인지 ‘미안’인지 곱씹을수록 헷갈렸다.’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에서 일부를 발췌한 구절이다.
내가 2024년의 수험생활을 돌아본 수기는 저 두 문장으로 시작한다.
나의 2024년은 순탄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우울했다.
그대들의 2024년은 어땠으려나 모르겠다. 행복한 기억으로 한 켠에 남았길 희망한다.
나는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3학년으로, "1년만 죽어라 해보자","1년만 참으면 된다."를 수 없이 들었으며, 그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서 스트레스 속에서 나를 잃고
의식속을 부유하며 나를 옥죄고 채찍질했다.
후회하는가?
후회한다.
더 잘할 수 있었다.
나는 나를 붙잡았어야만 했고 나는 나를 부유하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그저 의식속을 떠다니며 책상에 앉아있기만 한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 보채고 더 옥죄고 더 핍박할 수 있었고 가슴속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물을 방치한 채 날 더 때리고 압박할 수 있었다.
아직도 그래야만 했다고 생각한다.
난 잘하지 못했다.
그래도 난 후회하지 않는다.
비록 안좋은 기억으로 남은 지난 한 해지만 난 더 성장했고
지금 바라본 시선이 아닌 그때의 시선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나는 충분히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였다고 믿는다.
나는 날 사랑하고 날 증오했지만 날 완전히 잃진 않았다고
내가 날 더 옥죄었더라도 난 지옥같은 수험생활을 1년 연장했을것이다.
내가 가고싶었던 서울대 천문학과는 현재 예측 기준으로 서울대 치대와 비슷한 합격선을 보인다.
내가 열심히 했더라면 좌절하고 자신을 더 옥죄며 파멸로 이끌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 내 기억속의 2024년과 2025년은 지옥 속에서 보낸 한 해 였을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자신을 정당화함을 통해 너의 한 해를 부정하려 드는것이냐고
맞다. 난 나를 정당화하고 나의 한 해를 부정하고 있다.
부정함으로 나아지는 것이다.
나의 한 해는 지옥같았기에 그 기억을 미화하여 양분삼아 내년 한 해를 더 잘 살아가려는 시도이다.
2025년은 그러지 않으리라는 굳은 다짐이다.
난 진보할 것이며 퇴보하지 않으리라고 가만히 있지도 않고 적극적이리라고
일기장을 열어보면 내 2024년은 행복속에도 지옥이 가득하다.
친구와 인형 뽑기를 하러 갔는데 나를 포함해 반에서 1~4등이 갔다고 적어둔 것부터 일상 하나하나에 스며들어있다.
내가 좋아하던 친구를 떠나보내고 경찰서에 불려다니기도 했다. 1학기 기말고사 당일에도 친구의 자살시도로 인해 경찰서에 아침까지 있었고 학교에 늦었다.
그로 인해 나도 우울감에 사로잡혀있었고 인터넷 강의 강사가 내게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9월 까지 난 수렁에 빠져있었고 9월, 수능에서 나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럼에도
난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금 돌아본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6월 평가원에서 연세대정도의 성적을 받았으나 수능에선 경북대 언저리의 성적을 받았다.
그럼에도
괜찮다. 난 살아있다.
살아있으므로 도전 핳 수 있고 더 강해진 나는 해낼 것이다.
살아남은것이 가장 대단한 일이다.
살아남았다.
괜찮다.
우울한가?
행복하다.
살아있기에 행복하다
살아있기에 베이스도 시작할 수 있었고,
살아있기에 맑은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으며
살아있기에 두 발을 땅에 디딜 수 있다.
살아있기에 행복하다.
여러 부당한 대우와 여러 사건 속에서 살아남았기에
난 이런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
2025년엔 난 우울할것이다.
행복할것이다.
또 살아남을것이다.
성공할것이다.
난 친구를 떠나보내고
자살생각이 반년간은 내 머릿속을 맴돌고
공부하는 기계가 되어 무료하게 흘러간 2024년을
사랑할것이다.
나는 행복하다.
2024년과 같이 2025년도 행복할것이다.
내년 한 해도 수험생활은 게속되겠지만
난 행복할것이다.
난 잘해냈고 내년도 잘 이겨낼것이다.
모두 행복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읽어줘서 고맙다
누군가에겐 오글거려도
누군가에겐 감동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적어도 나 하난 이 글을 쓰며 살아갈 용기를 얻었기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게 뭐지..
-
부모님도 선생님도 다 한의대 반대하시더라 이런 상황에서 지방한 vs 약(서울) vs...
-
분위기 어떠셨나요?
-
수학 정승제vs이미지 영어 이명학vs이영수 그냥 올8등급 노베라고 보시면 돼요...
-
정시 하려고 하는데 수1 수2는 내신공부해서 모의고사 1등급 걸치는 정도 나오는데요...
-
6학점이면 일주일에 6시간 들어야하는거 맞나요? 대학을 잘몰루....
-
라이브라도 들을 수 있을까요?
-
오늘의 클래식 2
대학입시곡으로 자주 나온 곡임 시간 없으면 1악장만들어보셈
-
가장 뜨거울 때가 언제예요? 정시 합격자 발표날?
-
순수하게 궁금함
-
아니라면 현역땐 어느 대학이였음??
-
교재요!
-
트리 재재업 2
나 오르비에서 찐따인가봐…...
-
문과로 22111 vs 11114 머가 더 나을까요? 12
92 94 1 95 98 vs 98 96 1 95 67 둘 중에 어느 성적이 입결이...
-
고1 수학 복습 8
예비고삼인데요 고2 모고 기준 낮2높3이고 미적 노베라서 최대한 빨리 복습 하려는데...
-
04 모솔이 뭐 5
뭐가어때서
-
네
-
다 맞긴했어도 지문형 문법 시간 로스, 현장에서 막힐때 그 등골 서리는 느낌이...
-
ㄹㅇ...
-
원서 조합 6
어때요??? 인하 (6칸 아주 (3칸 가천 (7칸
-
글 쭉 보다가 서울대 지원했다는 글들보면서 부러워하면서 기받고있는데, 공통점이...
-
수학황 드루와 2
수능 4년만이라 수학 개념부터 다시 듣는중 목표는 확통 만점 (암튼그럼) 3월...
-
3모 100점받고싶어요한완수 책 되게 좋은거같다고 생각해요
-
저는 게이에요 7
안주로 닭꼬치vs구운아몬드
-
약분 실수면 -2점만 해야지!!!!! 유도리가 없냐 왤케
-
없는사이에 3
무슨일이 있었던거죠
-
ㅇㄷㄴㅂㅌ
-
1.저는 게이 입니다 2.저는 페미 입니다 3.저는 윤석열 지지자 입니다 4.저는...
-
크리스마스날 10
피시방에서 게임이나 해야징
-
작년에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에 뜨긴 했는데 내일 떴으면 좋겠네
-
그냥 시간 지나면 사라질 궁금증이겠죠? 한번쯤 다녀보고 싶어요
-
차례대로 언매 미적 물리 지구 어디갈수잇나요?
-
선택과목 중에서 미적만 치는 학교위주로 해보려는데 ㄱㅊ? 항공,숭실,세종,인하대...
-
ㅇㅈ 14
네.
-
테숏에 괜히 조금 남겨뒀는데 이거 월요일에 혹시? ㅎㅎㅎㅎ
-
국회의원처럼 행정부도 행정의원 여럿 둬서 하면 문제가 큰가 그런 곳이 없긴 하네요
-
뉴비에요. 9
-
대학들 변표 물변 내고 가산 5퍼정도 맥이면 건동홍 이상 학교들에서 연 서 건 정도...
-
임현서 변호사의 공인중개사 10일만에 합격 수기(?)인데 설로 출신도 절대 가벼이...
-
예비고2는 국어 공부 어케해야하나요....(학원x,메가패스o) 0
딱히 국어 공부는 한적없고 내신만 공부해봤어요... 모고는 1~2뜨는데 고전 이랑...
-
둘다 수시로 합격한 상황이고요..공부를 진짜 너무 안해서 넣은 두곳 합격했네요 둘중...
-
이상한내용만 아니면좋겠어요
-
진짜모름
-
ㅠ
-
자신이 1등급 노린다면 일단 건드려는 봐야
-
호시카와님의 트리에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내트리를꾸며줘...
-
가자
-
펑 왜 ???로 뜨죠??
글 잘 읽었습니다.
2025 입시에선 원하는 목표 이루시길 응원합니다
진짜 저랑 비슷하시네요 현역 6잘 수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