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거시 분석과 미시 분석의 괴리
안녕하세요.
피오르에듀 수석팀장 Cogito Ergo Sum입니다.
작년에 올렸던 글을 재업로드해서 거시 분석과 미시 분석(표본 분석)에 대한 이야기는 얼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작년 글 중 세부 표본 분석 글은 20일쯤 재업로드하겠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글인데 꽤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올렸던 글을 쭉 읽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드셨을 겁니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이 나올 수 있겠죠.
1.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이 학과는 평년 입결에 비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어 있다.
즉, 컷하락이 높은 확률로 나올 것 같다.
2. 그러나 미시적으로 보았을 때 펑크가 나기는 어려워보일 정도로 촘촘하다. 즉, 표본을 뜯어봤는데 빠질 사람이 아무도 없다.
쉽게 말해 거시와 미시가 충돌한 상황입니다.
입시 분석은 그 결이 다를 리 없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줄곧 컨설팅의 도움 없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아서 글을 썼는데, 지금부터 드릴 설명은 정말로 혼자서 분석할 수 있는 일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추상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니 작년 예시를 바탕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24 연대 응통의 경우, 컷하락이 상당히 큰 폭으로 일어났습니다. 앞선 표본의 흐름은 너무 많으니 넘어가고, 대략 마지막 즈음 커트라인은 이런 식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일단 여기서 교차 지원이 가능해진 이래 응통이 경영, 경제보다 평년 입결이 높다를 전제로 두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학과별 커트라인의 상대적 위치는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응통 다음에 경영, 경제가 온다는 순서만 맞을 뿐, 상대적 위치는 맞지 않습니다. 아무리 응통이 높다고 해도 6점 차이라니.. "그 정돈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이건 차이가 너무 심해서 입시를 잘 모르는 분들도 아니 이건 너무 심하잖아 싶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거시적으로 봤을 때 너무 컷이 높으니까 무조건 펑크라고 하는 건 좀 그러니,
미시 분석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표본 상황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J사 최초합 인원 중에는 빠질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문과 학생이 그래도 좀 있으면 점수가 남아도 경영을 쓰겠거니 하는데, 과장 조금 보태서 죄다 이과밖에 모르는(?) 순수 이과 (ex. 연응통-냥에너지공 조합 등) 표본입니다. 표본 뜯는 담당이 적어주길 "너무 빡빡해서 도저히 돌지 않을 거 같다"였습니다.
그럼 거시로는 펑크고, 미시로는 폭발인 상황이라고 봐야 하나요? 그런 슈뢰딩거의 고양이스러운 상태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결론을 보면 답이 나옵니다.
결론은 다들 아시다시피.. 0.1점도 소중한 정시에서 무려 20점가량의 커트라인 하락이 있었습니다. 그럼 미시가 틀렸으니 표본 뜯는 분이 잘못 본 걸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컷 하락의 양상' 글에서 다뤘던 내용과 같은 맥락입니다. 거시적으로는 컷하락이 크게 있을 거 같지만, 아무리 뜯어봐도 표본분석, 즉 미시 분석으로는 도저히 펑크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만약 컨설턴트라면 734점인 학생에게 경영 말고 응통을 쓰라고 종용할 수 있을까요?
이걸 쓰라고 했다가 떨어지면, 경영 예측 컷이 730점인데 734점을 들고도 연세대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만약 정말로 지원을 종용했고 그 학생이 불합격을 받는다면, 그 업체는 그 날로 장사 끝이라고 봐야겠죠.
지금까지 말한 걸 정리하면 730~736점 사이의 표본은 응통을 지원하기 매우 어렵겠죠. 심지어 미시적으로 봤을 때 빠질 사람이 없다는 정보까지 추가하면 736점을 상회하는 표본 중에서도 지원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을 겁니다.
즉, 거시적으로도 이미 과대평가되어 있어서 무서운 상황인데, 표본 자체는 빠질 사람이 아무도 없어보이니 줄줄이 다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컨설턴트조차 추천하지 못하는 곳이기에 결국 컷하락이 심하게 생겨 715점 표본이 합격을 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입니다.
아까 개인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저는 상담을 하면서도 "응통에 합격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안 되면 그 점수 들고 연대 경영도 못 갈 텐데 괜찮겠느냐."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컨설턴트는 알고 있어도 쓰라고는 말해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 거죠. 물론 그 말을 듣고도 쓰신 분이 계셨던 걸로 아는데, 어쨌거나 입시는 가능성의 영역이다 보니.. 대체로 쓸 수 없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결국 저희 쪽에도 응통을 아주 낮은 점수로 붙으신 분이 계시고 약펑크의 수혜를 받으신 분도 계시지만, 이건 컨설팅의 역량보다 개인의 결정이 훨씬 더 많은 것을 좌우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컨설턴트 입장에서는 731, 732, 733, 734, 735, 736점 중 어떠한 표본에게도 응통을 쓰라고 할 수 없고, 경영과 경제의 폭발/펑크 가능성을 찾는데 주목하겠죠. 오히려 720점 이하(신학과가 될락말락하거나 그 이하)인 표본에게 학생 분이 차라리 응통을 쓰셔라 라는 식으로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은 컷 하락의 양상 글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니 아마 이해가 쉬우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21학년도 연경(J사 예측 740점, 실제컷 716점)사태 때도 마찬가지로, 모의지원에서 평년 입결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높은 수치를 예측했지만 실제로 팀 내에서 그 수혜를 받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저였어도 제 입시라면 그걸 쓰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럼 펑크도 못 찾고 점수 남겨서 보낸 거니 실력이 형편없는 거냐?
개인적으로는 저 상황에서 응통 무조건 붙습니다 라고 종용하는 게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붙으면 팀에게는 엄청난 실적이 되겠죠.. 그런데 떨어지면 책임져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물론 어차피 반수할 거고 난 OO대 아니면 안 간다 이런 학생들은 충분히 써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건 핵펑크 가능성이라는 말로 학생을 유혹할 게 아니라 모든 이야기를 다 들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만약 누군가가 0칸 합격, 1칸 합격 같은 걸로 홍보를 한다 라고 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세 줄 요약
1. 거시 분석과 미시 분석의 괴리가 생기면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예로 들었던 것처럼, 미시 분석상으로 아무리 빠질 사람이 없어 보여도 거시적으로 커트라인이 과대평가되어 있으면 컷하락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는 컷하락이 크게 일어난다.
3. 0칸, 1칸 합격 같은 홍보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좋아요 + 팔로우해두시면
원서 접수 전까지 주기적으로 칼럼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맛없으면 운다
-
아니이거난데 5
수학몇문제끄적이는거빼고 오늘은일찍일어나자..
-
아이디어만 떠오르면 쉽게 풀리는 문제임뇨 1보다 작은 양의 실수 a,b,c에 대해...
-
궁금한게 있어요 4
수시 합격했지만 등록 안하고 정시로 원서 넣어서 붙어서 다니는건 불가능한가요?
-
퍼클 이벤트는 못참지
-
내일은 스카 갈거임요 11
열공해야지
-
잘자유 2
-
실제 지원자 기준이랑 전체 지원자 기준이 있던데 둘중에 어느 등수를 봐야하는 건가요??
-
샤대 목표면 6
제2외국어 꼭 봐야하는건가요
-
그래도 나름 꽉채워서 쓰고 좀 어렵다고 느낀곳과 진짜 다맞은것 같았던곳은 광탈하고...
-
성적표로 기강잡을까 14
Sexual table.
-
원래 노베이스 허수들 보는 맛으로 봤는데ㅜ이제 합격시즌이라 수시실수들의 압도적인...
-
냠냠
-
나이가 40대라 한의대말고는 존스홉킨스 의대를 공짜로 보내줘도 갈생각이...
-
참 슬프네오
-
작년 프메 0
어떰요?
-
솔직히 패키징만 바꿔도 개떡상할 텐데 왤케 올드한 느낌만 고수하는지 근데 막상...
-
잘자요 9
다들오늘하루수고했어요 전먼저잘게요 모두잘자요 좋은밤되시길
-
얼마안해봤지만 솔맥은 구진거같고 바티주노가 잘맞는데
-
수학 실수 하나만 덜했어도.수학 실수 하나만 덜했어도.수학 실수 하나만...
-
기숙사 생활해보신분.. 자차 학교에 댈수있나용..
-
흠흠
-
ㅈㄱㄴ
-
공부는 뒤지게 많이하고 난이도도 어려운데 백분위는 더럽게 안나오고 막상 입시할때는...
-
음음 컷트라인 정상화!!!
-
적막한시간대지만 아직살아있는몇몇분들과 고요한오르비를즐기는 새벽의시간대.
-
사실 이런 팁들은 10
여기보단 수만휘가 알아야 함 거긴 ㄹㅇ개판임
-
어그로 ㅈㅅ 백분위로만 환산하는 대학은 (표점환산 xx) 작년 재작년 최초합...
-
국어 아니였음 자살했다
-
일단 생각보다 많이 안매움 기대한것보다는 별로 크림진짬뽕이랑 약간 비슷함 그래도...
-
단국대 공대나 광운대 전자 될까요?? 국숭세 공대는 힘들겠죠??
-
나도 일개 수험생이야
-
에이 조땟네
-
1월 8일
-
보통 자취하면 남들 야스하는 소리 많이 듣게 됨?? 9
진심 거짓말 안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듣는 듯 아랫집이나 옆집에서.. 우리...
-
새벽은 불안해 8
불안해서 잠이 오지않네요
-
일단 어느 메디컬이든 가는게 목표입니다.. 목표 백분위 언미영생지 95,96 /...
-
방 빼는 게 좋다.
-
난 집에서 띵가띵가 놀고 있는데 저기선 밤을 새고 있으니
-
따뜻한 실내에서 서서 자기 (앉기 금지) vs 야외 공원 벤치에서 자기 (날씨는 랜덤입니다)
-
집(빌라) 건물 들어가기 전부터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려서 어딘가 했더니 내 자취방...
-
왓더뻑 8
시밧ㅅㅈㅅㅂㅅㅂㅅㅂㅅㅂㅅㅂㅅㅅ시바라라아십발
-
새벽맞팔구함 6
은테되고싶어
-
오늘도 고마웟어요 잘자요
-
가위를 좀 자주눌리거든요??요즘들어ㅠㅠ 근데 가위눌릴때 확률적으로 숨이 안쉬어지는...
-
알바끝 2
수고완료..
-
난 술자리에서 친구 만드는 줄 알았는데 친한 사람이랑 술을 마시러 가는거였음
-
죽을때까지취해있으면 평생을행복할수있는거잖아
-
대깨설 투과목 추천 15
설대 전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 08이고 27 수능 응시 예정인데여 지2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눈치싸움의 눈치싸움 ㄷㄷ 이건 그냥 운의 영역이다..
여기 올린 글만 갖고도 충분히 잘하실 수 있을 거에요
수험생 때 하던 거 쓴 거라 제 글들은 전부 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진짜 막막했는데 하다 보면 길이 보일 겁니다
스토리텔링 유익하고 재밌네용
좀 어려운 거 같아서 풀어쓰려고 노력을 좀 했는데
전달이 잘 되어서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당
코기토 행님 사랑합니다
선생님 요즘 글 목록이 심상치 않으십니다..
분명 들어오기 전에는 20학년도 6월 모의고사 '미시 건전성 정책과 거시 건전성 정책' 지문 분석이었는데?
ㅋㅋㅋㅋ
ㅋㅋ
그건.. 국어 칼럼러 시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