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이 말아주는 공부 해야하는 이유+잘하는법(쓰는데 3~4시간 걸렸으니까 읽어줘잉)
오르비에 글을 적는게 굉장히 오랫만이네요
일단 학교 인증부터 하자면...
의대에서 어쩔수없이 공부를 많이 하다보니 공부하는데 재미가 들려서 최근에는 제2외국어도 혼자 공부하고있는데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 + 공부 노하우를 학생들에게도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글을 적어봅니다.
일단 공부를 왜 할까요?
학생들에게 공부를 시키는데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공부, 그리고 시험이죠.
공부를 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시험을 보게 함으로써 학생의 능력 및 끈기 등을 시험하는 것입니다.
또 우리나라는 시험을 봐서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교를 가면 그만큼 보상이 오져?
따라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목표는 세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1) 자신의 능력 향상
2) 스스로 보상을 받길 원해서
3) 주변이 보상을 받길 원해서 (=주변인들의 행복, 인정을 위해서)
1번으로 갈수록 자율성이 크고 동기부여 정도가 높지만, 안타깝게도 3번으로 갈수록 해당하는 비율이 높은 것 같습니다. 저도 학생시절 3번에 속했었고요.
오늘은 1번에 조금 집중해보려합니다.
1. 그래서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
"미적분 배워서 얻다 써요?"라는 말 유명하죠? 수학 공부 등 학교 공부를 왜 해야하는건지, 실생활에서 어떤 쓸모가 있길래 학생들을 가르치고 킬러문제 한두개로 학생의 등급을 나누는건지 이해가 안 되는 분들 많으실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SW-TqPOonI&list=PLpJuOfh4buOTKtqTcsrCFKB2y-vjLDIMP
서울대학교 뇌인지과학과 이인아 교수님께서 학습의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영상인데 매우 좋은 영상이니 꼭 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뇌과학에는 뇌가소성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런던 택시기사들이 장소를 기억하는 해마가 일반인에 비해 크다는 것에서 시작된 개념인데, 쉽게 설명하면 뇌는 쓰면 쓸수록 발전한다는 겁니다. 수학의 정석 맨 앞부분을 보면 수학 공부를 해야 사고력이 커진다 이런 내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열심히 공부하면 그만큼 머리가 똑똑해집니다. 이것도 뇌 가소성의 한 예시죠.
여러분 혹시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을 해보셨나요?
쉽게 설명하면 사냥하면 경험치와 돈이 나와서 경험치로 레벨업을 하고 돈으로는 장비를 사는 구조입니다.
하면 할수록 캐릭터의 레벨이 올라 점점 고렙존으로 이동하고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면서 강해지는 재미가 있는거죠.
공부도 동일합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레벨이 올라가고, 충분히 레벨이 오르면 고렙존(좋은 대학교 -> 전문직/행시/대기업 등)에도 들어갈 수 있죠. 그 뿐만 아니라 내 안에 있는 int스탯(지능)까지 올라 다른 일을 하더라도 더 이해가 빠르고 현명하고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있죠. 스타1 프로게이머 박상현(짭제)님이 의대 입시를 굉장히 오랫동안 준비하시면서 공부를 많이 해서 저그 분야에서도 항상 연구하고 새로운 메타를 가져오는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었다는 얘기도 좋은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공부를 하면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머리가 좋아져서 앞으로 어떤일을 하더라도 잘하고 잘 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분, 꼭 공부만이 먹고사는 길은 아닙니다(물론 이 말을 의대생이 하면 되게 재수없게 들릴 수 있다는거 압니다).
사업을 할 수도 있고, 유투버/인플루언서가 될 수도 있고, 요식업을 할 수도 있고, 배달업을 열심히 할 수도 있죠. 하지만 확실한건 학창시절에 하는 그 무엇보다 가장 자산이 되는 것, 그리고 미래에 어떤 일을 하든 도움이 되는 것은 단연 1위가 공부일겁니다.
그러니까 공부하세요. 공부하면 남 주는거 아닌게 이런 이유입니다.
2. 공부 오래, 잘하는법
공부 오래, 잘하는 법에 대해 말하기 위해선 아까 나온 레벨링에 대한 얘기를 다시 꺼내야합니다.
게임이 재밌는 이유는 내가 하면서 나의 레벨이 오르고있다는걸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공부도 게임처럼 해야 재밌게, 잘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성장하고있는걸 느껴야하죠.
저는 최근에 제2외국어를 배우고있는데, 모르던 단어를 알고, 안 읽히던 문장이 읽히고, 안 들리던 영상이 들리면 그게 그렇게 좋습니다. 성장 중독 수준이죠.
스스로의 레벨을 체크하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모르던걸 이해하게되는 순간이 있는지입니다. 근데 이건 수능을 앞둔 수험생보단 개념을 배우고있는 단계의 학생들에게 더 해당되는 내용이죠.
두번째는 시험입니다. 자연스럽게 레벨을 체크할 수 있지만 원할때마다 하긴 힘들죠.
세번째는 복습입니다. 좀 더 효율적인 복습을 위해선 동일한 과정을 거치는 것 보단 다른 형태로 바꾸면(스스로 읊어보기, 노트에 정리하기 등) 더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UH2RWe7BkE&list=PLpJuOfh4buOTKtqTcsrCFKB2y-vjLDIMP&index=5
위 영상은 메타인지에 대한 것인데 메타인지가 무엇인지 아신다면 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메타인지는 쉽게 말해서 자기객관화, 내가 이해했는지 이해하는것인데요. 복습을 할 때 이해한 내용을 스스로 떠올리면서 본인이 충분히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메타인지가 그 과정에서 사용됩니다. 메타인지가 높을수록 학업 성취도가 상승하는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하네요. 1)(링크는 아래에 있습니다) 네이처 잡지에 실린 논문이니 믿으셔도됩니다(이걸 네이처에서 다룬게 신기하네).
추가적으로 공부할 때 도움이 될 몇가지를 말하자면
첫째는 칭찬받기입니다.
조금 뜬금없을수도 있지만 칭찬 받는 것 만큼 좋은 영양제가 없습니다. 뭔갈 이해했을 때 스스로 칭찬하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그리고 공부 열심히 하고나서 부모님이나 친한 선생님께 가서 '공부 열심히 해서 어려운 부분을 이해했는데 칭찬해줘!(혹은 해주세요~)'라고 해보세요. 칭찬 안할사람 없습니다.
둘째는 가벼운 운동+잘 자기입니다.
운동과 좋은 잠은 메이플로 비유하자면 경쿠같은겁니다. 이거 하려면 어쨋든 시간이 들기도하고, 시간을 뺏기는 것 같은 마음에 불안감이 들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벼운 운동과 잘 자기를 지키면 공부 효율이 비교도 안되게 좋아집니다.2) 3)
관련된 논문이야 너무 많지만 하나씩만 넣었습니다. 이걸 읽으라는건 아니고 제 말을 믿어도 된다는 뜻으로 올린겁니다. 하루 30분 운동, 7시간반 수면 하시면 확실히 다르다는걸 느끼실겁니다. 못해도 6시간은 주무세요. 운동할 시간이 없으면 학교 등학교할때 뛰어보세요. 뭐든 하면 할수록 좋습니다. 공부를 덜 할 핑계가 생겼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좋지않아요?
셋째는 꾸준히 input을 넣어주기입니다.
당연하지만 제일 힘든거죠? 꾸준히 공부를 하기 위해서, 그리고 현타가 안 오게 하기 위해선 스스로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합니다.
넷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입니다.
당연히 힘들고 짜증나는 시기라는거 이해합니다. 하지만 본인의 정신건강을 위해선 럭키비키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우울함을 자주 느끼면 인지활동이 저하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니 더욱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장착하는게 좋겠죠? 4)
급식 배식해주시는 아주머니께 가벼운 감사인사, 뭔갈 도와주는 친구나 선생님께 가벼운 감사인사로 시작하면 언젠가 큰 변화가 생긴걸 느낄 수 있을겁니다.
그 외에도 개인적인 휴식일을 정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같습니다.
다이어트 할때도 오늘은 먹고 내일부터보단 오늘은 다이어트하고 내일부터 먹는다는 마인드로 하는게 좋다고 하잖아요. 저는 재수할 때 토요일 낮에는 놀았는데 그런식으로 쉬는 타이밍을 정해두면 기다리는 때가 생기면서 잡유혹을 막기 좋은 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는데, 읽으면서 한가지라도 공감되거나 스스로에게 적용해보려고 얻어가는게 있었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더웠다 습했다 폭우 오고 날씨가 난리인데 에어컨 바람 쐬시면서 공부 열심히 하시고 좋은 결과가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대한민국 수험생 파이팅!
참고문헌
1) Fleur, D.S., Bredeweg, B. & van den Bos, W. Metacognition: ideas and insights from neuro- and educational sciences. npj Sci. Learn. 6, 13 (2021). https://doi.org/10.1038/s41539-021-00089-5
2) Cassilhas RC, Tufik S, de Mello MT. Physical exercise, neuroplasticity, spatial learning and memory. Cell Mol Life Sci. 2016 Mar;73(5):975-83. doi: 10.1007/s00018-015-2102-0. Epub 2015 Dec 8. PMID: 26646070; PMCID: PMC11108521.
3) Mason GM, Lokhandwala S, Riggins T, Spencer RMC. Sleep and human cognitive development. Sleep Med Rev. 2021 Jun;57:101472. doi: 10.1016/j.smrv.2021.101472. Epub 2021 Mar 13. PMID: 33827030; PMCID: PMC8164994.
4) Czerwińska A, Pawłowski T. Cognitive dysfunctions in depression - significance, desc/2ion and treatment prospects. Psychiatr Pol. 2020 Jun 30;54(3):453-466. English, Polish. doi: 10.12740/PP/OnlineFirst/105415. Epub 2020 Jun 30. PMID: 33038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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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효...환생만이 답이로구나
는 장난이고
(사실 장난 아님 ㅅㅂ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메이플 공익 검거
잘 자기, 긍정적 생각 <- 이게 은근히 큼 ㄹㅇ
ㅇㅈ
엄청 큼
문제집 하나 더풀었냐보다 비교도 안되죠 ㅎㅎ
한한한한한 님 글 잘 읽었습니다.
본문 내용을 혹시 개인 블로그에 공유할 겸 담아가도 괜찮을까요? 불편하시면 거절하시고, 괜찮다면 승낙 부탁합니다^^
네네 괜찮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진짜 씹인정하는 글
https://youtube.com/shorts/dSNVqLVj7PQ?si=PKvQMIOiuvDBo3w_ 누가 숏츠로 만들었네요
요약 잘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