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그늘 아래 서면 [962501] · MS 2020 · 쪽지

2024-07-20 11: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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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충에서 사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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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중3 겨울방학, 그리고 일이년간 휴식 후 다시 시작한 현역~재수때까지



가능 질문을 자꾸 하게 됐었고 당시에는 불안해서라느니, 공부 계획을 짠다느니, 공부의지를 올리기 위해서라느니라고 괜히 이유를 더 덧붙이기 바빴고


가능질문에 대해 여론이 안좋으니까 나도모르게 질문형태만 바꿔서 비슷한 의미로 올리기도 했는데


여러번 실패를 겪고 이젠 다시 열심히 살고있다고 비교적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지금.. 결국 가능질문이라는 것은 할 이유가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보통 원하는 성적대나 높은 점수대까지도 가능하다는 답변이 나오길 기대하며 질문할텐데 정말 아무의미 없더라구요



가능글엔 대표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면 안할건가요?'라는 댓글이


달리는 것 처럼 괜히 본인의 미래가 부정적으로 한정지어질 필요도 없고



원하는 답변이 나오더라도 정말 잠깐이나마 자극이 되지 결국 원래 모습대로 돌아올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요. 


높은점수 부르짖으며 허상에 차 시간만 보낼 뿐이고 다 헛된 것이었음을 결과가 보여주죠.. 저도 그랬구요



여기서 더 최악은 어짜피 하다보면 잘될 거라는 생각에 더욱 안일해지는 것일거구요.




가능질문은... 억제해서 없앤다기보다는 그냥 공부과정 자체에 집중하다보면 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24시간을 최대한 규율하려고 플래너같은 일기같은 타임테이블같은 노트를 만들고 계속해서 쓰다보니까



가능 질문을 할 시간이 애초에 없더라고요.



저번 시험에서 내가 부족했던 것을 어떻게 채울 것이며,


어떤 심리에서 왜 그런 태도를 보이게 되었으며,


오늘 하루 과목별로 내가 어떤 태도를 보였고 


그에 대해 학습태도, 학습방법 등을 어떻게 수정하고 내일은 어떻게 해야할지


내가 어디서 시간을 나도모르게 많이 잡아먹히고 어디서 공부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을지,


내가 지금 내 스스로와 어떤 타협을 하고 있고 과거에 비춰봤을 때 어떤 결과가 불러질지, 미래에 비춰봤을 때 어떻게 보일지


등등..


사실 이것들조차 생각할 시간이 없기도 합니다. 어쨌든 공부가 주된 것이며 이렇게 살아도 성적 올리기가 쉽지 않는 마당에,


지금 당장 살기도 바쁜 와중에,



가능질문이란 것은 참 쓸모없게 느껴지는 지금입니다. 


여유롭게 공부도 안하고 폰 만지며 여기저기 사례 없나 검색하고 직접 질문까지 하면 얻는것은 커녕 잃는게 더 많을게 뻔하기에 하기가 싫기도 하구요.


사실 제가 작년 재수할때 이렇게 생각하다가 쓴맛을 제대로 봤었거든요 ㅋㅋ



비록 지금 삼수나 하고 있지만;; 그래서 비슷한 맥락으로 이젠 목표대학이 없습니다. 


수능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제는 앞길을 바라볼 듯 싶습니다.


재수 삼수를 하기 전엔 어느정도 대학까진 가고싶다는 마음도 있었고 나온 성적은 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금융권을 가려면 학벌이 좋아야한다는 이유도 덧붙이며 부모님을 설득하기도 했는데



그러한 이유들을 포함하여 순간순간 외부로 인한 공부자극들도 피상적 껍데기로만 잠시 몸에 입혀졌다가 어느순간 저는 발가벗겨져 그는 결국 전혀 진정한 목표이자 원동력이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모두 현재로서의 내 자신으로부터 기인해야되는구나 싶습니다.


전까지는 계속 나태하게 살다가 갑자기 삶의 습관이 완전히 바뀌게 되고 작심삼일이 아니라 그를 계속 유지하며 살고있는 것도, 


누구나 실패를 겪고 이렇게 할걸 후회를 하며 신년엔 누구나 불타는 의지로 계획을 세우듯이 여기서 출발했고


단지 그 순간적인 생각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을 구체적이고 가시적으로 짜서 그 당시의 처절한 생각을 그냥 느낌으로만 남겨놓지 않고

일기같기도 하면서 플래너같은 노트를 만들어서 최대한 지키려 노력하고 있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되네요.



따라서 이번 삼수의 목표는 가능한 열심히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뿐만이 아니라 직접 그 방안을 탐구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열심히 살다보면 과정에 대해 더 목적을 두고 있기에 결과가 어떻든 아마 성적 맞춰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초에 그렇게 열심히 살려고 하는 것이 최고의 공부법의 일종이기도 하겠기에 제 최대치로써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물론.. 수능 끝나면 또 어떤 심정일지는 모르는 일이긴 합니다 ㅋ


수능 끝나고 성공이나 해야 올릴만할 글이긴 하지만;; 


아무쪼록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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