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믹 [374752] · MS 2011 · 쪽지

2024-05-14 00: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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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자루 선생님 부고에 부쳐... 14년전 수강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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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SJR의 정석 현강생이었습니다.

웹하드에 소위 말하는 '둠강'이 올라오던 시절

삽자루 선생님께서는 "그렇게라도 공부하는게 안하는 것 보단 낫다" 면서, 인강을 수강해야만 구매할 수 있던 강의의 교재를 별도의 판매처를 통해 판매하셨었죠.


그때 당시의 현강에는, 백령도에서 근무하고 전역하신 해병대 예비역이 있었습니다. 그 이듬해, 삽자루 선생님께서는 '애국자 프리패스'라 하여 군 전역한 예비역 대상으로 30만원이 넘던 프리패스를 무료로 제공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삽자루 선생님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제가 수강했던 수많은 강사중의 한 분이셨지만, 제게는 '강사'가 아닌, '스승' 이셨습니다. "조선일보가 선정한 막말강사 1위"라고 스스로를 칭하시며, 그 욕설섞인 투박한 말투 속에 숨어있던 선생님과의 그 인연을 저는 기억합니다. 저의 목표대학이 서울대라고 하니 "ㅆ발~! 니가 서울대를 가면 내가 성을 간다!" 라고 욕설을 섞어 말하시는 그 속에 숨어있는 수강생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삽선생님의 말씀대로 저는 고등학생 시절 서울대에 가지 못했지만, 제가 대학에 입학한지 10년만에 다시 수능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났던 삽자루 선생님. "좁밥들의 수학"이라는, 수학을 포기했던 문과생에게도 수학을 쉽게 가르쳐 주셨던, 10년만에 다시 좁밥이 되어서 수능을 준비하려던 제가 가장 먼저 찾았던 그 강의, 삽자루 선생님의 강의가 없던 것을 못내 아쉬워했던, 그 마음을 선생님께서는 아실까요?


선생님께서 사셨던 그 부끄럽지 않은 삶을 따라가고자 했던, 수많은 수강생 중에 하나가 저였음을, 선생님께서는 아실까요?


이렇게 선생님의 부고 소식을 접하는게,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추모글 조차 쓸 곳이 없어서, 이렇게 선생님을 보냅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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