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을 위한 컨디션 조절 & 예열 지문에 관하여 2024 ver.
안녕하세요. 이 글은 작년에 올렸던 칼럼을 리마스터한 것입니다.
6모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시행 일주일 전쯤인 지금이 이 칼럼을 읽기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본론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I. 아침 컨디션 조절
예전 칼럼에서, '많은 학생이 수능 국어 시험은 아침에 치뤄진다는 사실을 간과한다.'라는 뉘앙스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일부를 제외하면, 아침에 기운이 넘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눈에 보이는 부정적인 영향이 없다 보니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수면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도 그랬고, 사실 저는 새벽에 공부가 너무 잘 되는 스타일이어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재수 때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이 수면 패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뇌가 정신을 차리려면 일어난 후 2시간은 지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좋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알면서도 안 되는 게 현실이죠. 해결법을 다루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습관의 중요성'입니다.
매일같이 밤샘 공부를 했던 수험생은, 수능 이틀 전부터 아침 6시에 일어나기로 마음 먹는다 해도, 그리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 합니다. (제가 그 수험생입니다.. 저는 심지어 재수 때 예비소집일 당일에도 새벽에 잤습니다.) 결국 포인트는, 루틴대로 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제가 수업할 때 학생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를 그대로 써보겠습니다. 아침 6시에 수업받던 학생에게 해줬던 말입니다.
"우리는 매일 수능을 치는 기분으로 살아야 돼. 그러니 아침에 일어나서 내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나면 7시 반이니 그때부터 예열 지문을 풀어. 그리고 8시 40분부터는 본격적인 국어 공부에 들어가는데, 국어와 영어 외에는 실제 수능 시간과 똑같이 공부할 필요는 딱히 없어."
이 학생은, 매일매일 수능을 치는 기분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수능 당일이 되면?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면서, 원래라면 저와 수업하고 있을 시간에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겠죠. 이 학생은 예열 지문을 푸는 것도 루틴에 포함되어 있었고, 더군다나 실모 시즌에는 8시 40분부터 국어 실모를 풀도록 지도했기 때문에 수능 시험장에 가서도 딱히 겁 먹을 일이 없습니다. (실모 시즌이 아닐 때는 주로 연계 교재나 N제를 풀게 했습니다.)
이러한 컨디션 관리를 체화하면, 실전 모의고사와 수능 시험지의 차이는 글자 수뿐이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무슨 말이냐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XX모의고사 1회 문제지' 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문제지'로 표지만 바뀐 느낌이라는 거죠.
저는 세 번의 수능을 쳤지만 단 한 번도 긴장하며 시험장에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 자신만의 루틴을 지켰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평소 실모 볼 때는 긴장하다가 오히려 실제 시험에서는 긴장이 하나도 안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문제가 어려운데 긴장이 어떻게 안 되냐고 하실 분들이 계실 텐데, 제 말의 의미는 그런 게 아닙니다. 애초부터 초긴장 상태로 시험지를 받아보는 것과, 아무 생각 없이 시험지를 받아보았는데 지문이 어려워보여 긴장하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전자는 모든 지문을 어렵게 느낄 테고, 후자는 좀 괴랄한 지문을 볼 때만 긴장하며 문제를 풀게 되겠죠.
딱 잘라서 말씀드리겠습니다. 6시에 일어나서 잠을 깬 뒤, 바로 공부에 돌입하는데, 이 때 볼 내용은 수능 날 아침에 차를 타고 시험장으로 향하면서도 손에서 놓지 않아야 할 개념 노트 등일 겁니다. 그리고 7시 반이 되면, 예열 지문 풀이에 들어가야 합니다.
실전 모의고사 시즌이라면 7시 반에 예열 지문을 풀고 8시 40분부터 모의고사를 보면 되겠지만, 평상시라면 두 시간대 모두 책에 나온 지문으로 공부하게 될 겁니다. 따라서 예열 지문용으로 볼 책과, 본격적으로 공부할 내용이 담긴 책은 분리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이 복잡해 보이니 예를 들어드리면, 저는 (21수능 대비) 예열 지문용으로 상상 화작문 N제를, 본격적으로 공부할 내용이 담긴 책으로 연계 교재를 선택했습니다.
결국 한 마디로 말하면 '매일 수능을 치는 것처럼 하루를 살자.'입니다. 저는 수험생 때 모든 것을 수능에 맞춰 생각했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현실입니다만, 잘 때도 마스크를 끼고 잤고 당연히 밥먹을 때를 제외하면 마스크를 벗은 적이 없습니다. 독서실에서도 가장 좁은 책상을 골라 공부했죠. 마스크와 칸막이가 긴장감을 더한다? 그럼 미리 경험해보면 될 일입니다.
참고로 이 부분은 웬만하면 모든 학생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잘 때 끼고 자는 건 딱히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잘 모르지만 올해 수능에 응시자 마스크 필수 규정이 없을 거 같은데 당연히 상상 그 이상의 컨디션으로 수능을 볼 수 있겠네요. 그래서 요즘도 웬만하면 마스크 끼고 공부하라고 얘기합니다. 일단 혹시 모를 질병에 예방하는 건 그렇다 치고, 집중력 훈련에 좋더라구요.
II. 예열 지문 선택의 기준
학생들은 예열 지문을 선택할 때도 굉장히 많은 부분을 고려합니다. 그리고 예열 지문이 혹시나 본 시험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죠.
일단 본인의 위치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예전에 실모시즌에 E사에서 나온 화작 n제를 예열 지문으로 한 번 봤는데, 너무 어려웠습니다. N제에서 벽을 느끼니 실모도 치는 족족 망했던 거 같은데, 그 문제집을 풀지 않으니 모의고사 점수가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다소 쉬운 수준의 내용으로 예열을 해야 한다는 건 다들 아는데, 그 수준을 본인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건 잘 모릅니다. 그러니 "이 정도면 예열 지문 난이도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을 하는 거겠죠.
언제나 본인의 실력에 맞는 걸 선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독서 / 문학 / 선택 과목 중 무엇을 예열 지문으로 봐야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이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시험 때 가장 먼저 푸는 과목과 동일하게 예열 지문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마 많은 학생이 이렇게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게 효과적인 이유는 사고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21수능 때 쉬운 화작을 풀고 시험을 쳤던 경험이 있네요. 다만 언매 선택자들은 예열할 시간에 문법 개념을 한 번이라도 더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개념 단권화는 당연히 되어 있어야 합니다.) 22 수능 때는 예열 지문을 풀지 않고 문법 개념을 주로 봤었던 거 같네요. 이 부분도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다른 방법은, 시험장에서 처음으로 푸는 과목과 제일 멀리 떨어져 있는 과목으로 예열하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만약 선택 - 독서 - 문학 순의 풀이를 하는 학생이라면, 문학 지문으로 예열한다는 뜻이죠. 뇌가 refresh 된다고 이해하시면 될 거 같네요. 첫 시작 파트와 같은 과목으로 예열하면 발생하는 '몰입도 과열'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꽤나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두 번째는 사실 학생을 가르치다가 알게 된 방법입니다.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개별 솔루션으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그 학생의 문제점이 해결된 건 물론이거니와 이후에 만난 다른 학생들(예열 지문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갖던 학생들)에게도 잘 적용되더군요. 본인이 과도하게 몰입하는 경향이 없다면 당연히 첫 번째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모든 것은 나에게 맞춰서 생각할 필요가 있고, 이는 칼럼 등을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이 두 가지 경우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예열 지문의 효과가 없다고 느끼는 학생도 두 번째 방법을 시도해보면 좀 진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6월 모의고사가 일주일 정도 남은 시점입니다. 올해 활동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작년에 썼던 기억이 있는데, 제 기준에서는 오히려 올해 칼럼들이 작년에 비해 더 유의미한 것 같습니다. 좋은 결과 있으면 꼭 자랑하러 와주세요. 모든 수험생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유익하게 보셨다면 좋아요 +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0 XDK (+3,000)
-
1,000
-
1,000
-
1,000
-
나온다는 신의 계시를 받음 뇌사 판정 기준의 모호함과 윤리적 딜레마에 대해 나온다고 신이 말함 ㅇㅇ
-
매일매일 조급해하니까 더 진도는 안나가고 시간은 흐르고 실력은 제자리인 기분인거같다...
-
집중력을 더 키워야 겠고 약점보완 위주로 공부해야겠고 그래도 과목밸런스 챙겨야겠고...
-
인생망했다
-
한완기 본편 지금하기엔 너무헤비한거같은데 이거약간 라이트한거임?
-
노래방입갤 2
캔맥주도팔아서좋아요!
-
텔레그노시스 돌려보다가 든 생각인데 학과 이름을 왜 저따구로 지은건지 모르겠음 그냥...
-
마히게다
-
마음이 너무 급해서 qed도 쌓여있고 스탠은 상반기부터 밀려서 걍 포기했고 와중에 시중컨도 풀고싶음
-
천장. 1
-
제가 이제 지방에서 인문논술 하는디 어제 상담 갔거든요.! 근데 이론 수업 따로랑...
-
밸런스게임 6
대학교와 학점(평점)
-
ㄱㅐ빡치네
-
인싸라인 건동홍? 연고전의 고연대?
-
ㅠ
-
500일의 기적 2일차 10
오늘 10시간 넘게 할 수 있었는데..
-
강x 0회 77인가 80이었는데 강k 가면 70대 뜸?
-
백분위 92 96 2 98 89 인데 이게 중앙대 전전 20퍼밖에 안되는 수준임..?
-
좋아하는 노래
-
아직 시험 보진 않았는데 꼬라지보니 3.0 이하는 확정같음 1학년 총합 1.4였다가...
-
강대X 1회 2
개맛도리네 문제들이 재밌음
-
나 야맹증인가 0
칠흑 속에 뵈는게 없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조차도 무서워
-
이번 시험 조져서 확률은 낮긴한데 정시 공부나 하다가 넣어볼까
-
서바이벌 현장응시인가요? 수업하나요?
-
수학 80점에게 고함 17
너네가 15번찍맞으로 80이면 2등급실력이고 15번 풀맞 or 15틀 80이면...
-
아 뗄까 5
으윽
-
6평 1등급이면 그냥 ㄱ?
-
1.은마사거리 2. 버스정류장 광고가 싹다 인강쌤... 울동네는 애초에 버정에...
-
우웅 나 여부이 1
하트 1000개 되면 존예 얼굴 인증함~
-
강의누구듣는지뭐듣는지는 성적에아무영향없다 똑같은 문제를 풀어도 그시간내에 소모하는...
-
그 전에는 무슨 똥글 싸면서 놀았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
기분이 착잡하다 4
아주 많이 재밌었던 미팅이 하나 있었고 에프터도 했지만 결국 내가 망쳤고 그렇게...
-
현역정시러분들 4
학교다니면서 공부 시간 확보 괜찮게 나오나요? 방과후에 효율을 극대화 시켜서 공부하시나
-
내신 : 2.25 - 1.96 - 1.08 - 1.42 - 2.00 6모 :...
-
후자는 다시 나와도 무조건 풀고 전자는 푼지 좀 돼서 다시 나오면 무조건 틀릴거같은데
-
오부이들 머해 26
설마공부?
-
화작 88 미적 74 영어 3 한지 89 사문 88 이걸로..국숭세단 낮은과 가능하나요..
-
똑같이 1500원?
-
지구과학 사층리 2
왜 문제에서 사층리가 나올때 2개씩 주는 건가요?
-
옛날에 비누없을 때 물로만 씻고 잘만 살았는데 현대라고 안될거뭐있음ㄹㅇㅋㅋ
-
쌤이 수시하라 했는데 계속 정시한다고 깝치다가 6모 개말았어요 가채점이랑 다르게...
-
?.....
-
이런 적 나만 있는 거 아니잖아
-
제2외국어 0
중국어 생각 중인데 수특으로 공부하면 충분한지 궁금합니다
-
현재 22-6 22-9 22-수능 23-6 24-6 24-9 25-6 분석서 작업...
-
내신기간이라 학교가 빨리 끝나는바람에 아마 내일 받을거같은데 미적 공통 4틀 선택...
-
그거 쓰면 물리 점수 내려감 ㅇㅇ
-
맞팔 하실 분... 16
전 과목 운영법도 곧 올리겠습니다.
형님 사랑합니다
해보고 후기 남기러 오겠습니다
화작->독서->문학순으로 풀면 빨리 풀어야한다는 강박 때문에 화작에서 실수가 가끔 나오는데 번호순서대로 푸는건 어떤가요..? 3모 3, 4모 1 받은 고3임니다..
음 독서론으로 워밍업하는 사람도 많기는 한데
탁월한 실력이 아닌 이상 화작이 마지막인 게 더 당황스러울 거 같아요
차라리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는 훈련을 하는 걸 추천드려요
근데 제가 정답도 아니구 이건 개인마다 다르니 직접 그렇게 한 뒤에 시간 체크를 한 번 해보세요
좋은 글 감사합니당
사실 9월까지 천천히 만들어도 상관없어요! 근데 미루다보면 수능 때까지도.. 사람 마음이 그렇더라구요
언매 단권화는 어떻게 하는게 제일 좋나요?
문제 풀면서 모르는 거 나올 때마다 적는 방식으로 해도 될까요?
제 기준으로는 개념(실력)이 어느 정도 완벽할 때 이번 회독이 마지막이라는 마인드로 보면서
"?? 이런 게 있었나"라는 생각이 드는 걸 메모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쉽게 말해 봐도봐도 생소한?
근데 이걸 실력 기르는 시점부터 모르던 걸 계속 적으면 단권화 작업 끝나고 분량이 노트 세권 네권일 수도 있어요ㅋㅋㅋㅋㅋ
난 분명 칼럼 무용론자였는데 이거 왜 이리 유익하냐...
고2 6월 땐 예열을 좀 하고 들어가 봐야겠네요
이런 말 들을 때가 제일 행복해요!
칼럼 유용론자로 바뀌실 때까지 쓰겠습니다
6모때는 화작 들고가야겠어요!! 그나저나 혹시 수특 독서&문학 처럼 연계 교재 공부 시기는 언제가 적절할까요? 6월달 안에 끝내고 회독 하는 방식으로 하면 적절할까요?
개인적으로 빨리 할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6월 안에 마무리할 수 있으면 아주 좋죠
그를 사랑하게 됐습니다 ..
선생님 사랑합니다..
제 습관은 6시 반에 일어나는 거로 맞춰져 있는데 고치는게 나을까요?
6시 반 정도면 그냥 하셔도 될 거 같아요
수능 2~3주 전부터 6시 기상으로 바꾸시면 큰 무리 없을 거에요
주변에도 그런 애들 많았어서
제 2의 cogito님이 되어서 돌어오겠습니다
3점풀다막힌 지인선님이 가능한 가능세계보다 확률이 더 높아요
아 부계 파야하나.. ㅋㅋㅋㅋ
군인인데 교대근무라 매일매일 수면패턴이 바뀌는 사람은 어떡하죠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