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수능이야기 3 - 반수
* 옯밍아웃 오히려 좋습니다 (같이 밥 한끼 하시죠)
1편 : https://orbi.kr/00061655753
2편 : https://orbi.kr/00061661688
4편 : https://orbi.kr/00061690844
5편 : https://orbi.kr/00061704859
에필로그 : https://orbi.kr/00061748329
[ 인생의 암흑기3 : 반수 ]
재수 끝에 동국대를 입학했다.
고등학교와 재수 내내 SKY서성한이 가고 싶었다.
부모님은 동국대에서라도 잘 하면 된다고 했지만 나는 싫었다.
무엇보다 공부는 나보다 못한다고 생각했던 재수친구는 연세대에 합격했다.
너무나도 부러웠다.
- 3월 -
개강날 미적분 수업을 들으러 갔다.
100명 가량 들어가는 큰 교실에 50명되는 인원이 춥게 수업을 들었다.
친구들이 이야기하는 설렘이 하나도 없었다.
- 4월~6월 -
부모님께 학교를 간다하고 학교대신 PC방으로 출근했다.
오버워치라는 게임이 재밌다고 하길래 처음으로 오버워치를 해봤다.
생각보다 재밌고 학교는 마음이 아예 떠나서 계속 PC방으로 출근했다.
이때부터 반수를 하고싶었다. 그래서 중앙도서관에서 기출을 풀었다.
그리고 반수준비를 하는 겸사겸사 학원에서 조교일도 하였다.
- 7월 -
부모님게 반수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고 학원을 알아보던 와중 학사경고장이 집으로 왔다.
부모님께서는 당연히 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았지만....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나는 사실대로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고3 때에도 게임 때문에, 학사경고도 게임 때문에.
부모님은 나를 못 믿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동국대에 뜻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오랜 이야기 끝에 반수를 하기로 합의를 하고 동국대를 자퇴했다.
- 8월 -
다시 한 번 노량진 대성에 들어갔다.
짐을 고대 마크가 있는 쇼핑백에 싸서 들어갔다.
반 중간에 들어간 것이라 조금 어샊했지만, 재수때 봤던 n수생 누님을 보니 안심이 됐다.
노량진 대성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성모의를 봤다.
결과 노대 4등/전체 200등대.
상반기 내내 기출공부를 시험지 형태로 시간을 재고봐서 감이 살아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빌보드랑 쇼핑백을 보고 고대에서 반수하는 사람인줄 알았댄다)
- 9월 -
자리가 맨 앞자리로 바뀌었고 짝으로 사투리가 구수한 동생이 걸렸다.
그 동생과 금방 친해졌고 쉬는 시간에 수학 질문을 받아주었다.
국어를 제외한 수업을 들을 이유가 없던 나는 최악의 자리에 걸렸다.
실제로 수학시간에 국어공부를 하다가 "니가 그렇게 해서 될 것 같아?" 소리를 들었다.
그러면서 본인이 준 프린트는 어딨냐고 물었다.
다 풀고 버렸다고 말하자 그 강사는 화를 냈다.
그러면서 내 수업에 집중하라며 프린트를 하나 더 주었다.
(그땐 생각이 어렸었다)
너무 화가나서 남은 수업시간 30분 동안 70문제 가량을 다 풀고 다시 프린트를 버렸다.
문제를 다 푼 것을 본 강사는 포기한 모양이었다.
- 10월 -
자리가 맨 뒷자리로 바뀌자 본격적으로 자습모드로 들어갔다.
상상OFF 이감OFF를 위해 국어단과를 듣고
나머지 시간에는 국:수:탐:탐 = 7.5:0.5:1:1 의 비율로 공부했다.
평소엔 학원 옆 서점에 있는 오르비 모의고사와 N제를 다 풀고
자기전에 역시 EBS문학연계를 보았다.
한편, 노대 빌보드는 항상 5등 안쪽이었다.
- 11월 -
수능 전날, 짐을 전부 싸고 집으로 왔다.
포항에 지진이 났다고 했지만 수능이 미뤄질 것 같지 않아 그냥 잤다.
그런데 다음날 일어나니 수능이 미뤄졌다고 했다.
그순간 긴장이 풀리며 몸살이 일어났다.
수능날 만을 위해 조절했던 긴장+컨디션이 무너졌기 때문에다.
살면서 처음으로 수액을 맞으며 건강을 회복하려고 했다.
다음날 몸이 괜찮자 다시 짐을 싸 학원으로 갔다.
텅 빈 교실 나는 덩그라니 혼자 앉아 공부를 했다.
칠판에 친했던 동생들 이름을 하나씩 쓰며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미쳐 못풀었던 모의고사와 작년 수능을 다시 풀어보았다.
- 수능 -
대망의 수능날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국어 - 살면서 처음으로 시간이 남았다. 시험끝나고 너무나도 나음이 편안했다.
수학 - 쉬웠다. 다 푸니 50분 남았었고 3번 검토를 하고 잤다.
영어 - 절대평가라 부담도 없었다. 20분이 남았다.
과탐 - 물리 화학 모두 5분이나 남았다.
끝나고 집에 와서 엄마에게 너무 잘본 것 같다고 했다.
기쁘고 떨리는 마음으로 가채점을 해보았다.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바로 방을 뛰쳐나와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렸다.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수시는 이번에도 5논술을 썼다.
연대논술을 제외한 어떤 논술도 안갔다.
물론 연대논술도 가서 남들 구경하면서 대충 풀었다.
정시로 서울대를 갈 수 없으니 가장 높은 학과인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에 지원을 했다.
그리고 가/다군을 과외용으로 충남의/단국의를 썼고
그 결과,
세 곳 모두 최초합격을 했으며, 연대는 4년 장학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드디어 3년간의 방황이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때, 나는 삶의 목표가 없어졌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피직스코드가 3
Physics' code임? 아니면 Physics code임?
-
존나웃기네ㅋㅋㅋ 11
나이 30다 되어가는데 10~20대 수험생한테 긁혀가지고 탈릅해서 글은 못싸고 변방...
-
고2인데 그동안 기숙사 다니느라 모고 열심히봄(방배정에 성적반영함) 이제 퇴사하니...
-
교실형이면 빌런많나요?? 코훌쩍이는 사람이나 기침이나 뭐이런...하루종일 코훌쩍이진않겟죠?
-
시대인재 메가스터디 오르비 강대 물리문제 훔치다가 코피 흘렸어
-
피식 0
비식이가 그립군아
-
피식 ㅋㅋㅋ 2
원래 오르비 강사였나요? 철 지난 강사여서 잘 모르것네요
-
의견 ㄱㄱ 21
잘하는 사람 vs 몸매 좋은사람
-
뒷북이었네 0
오늘의 교훈 메인을 확인하자
-
다들 몇시에자? 2
ㅈㄱㄴ
-
제목 어그로 ㅈㅅ 오늘부터 안씻고 추석 당일에 씻으면 수능날 물리1 만점 가능할까요?
-
라고할뻔 ㅈㅅ
-
ㅋㅋㅋㅋㅋ 뭐 하잔 거임? 이럴수록 본인 이미지만 나빠지는 거 모르나
-
여붕아 사랑해 ㅜㅜㅜ
-
아무리 베테랑이라 해도 원숭이도 한 번쯤은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간혹 있듯 버스랑...
-
가족생일인데 6
컨텐츠 사느라 돈없는 그지 재수생이라 뭘 못하넹 수능잘보고 돈모아서 내년에는 꼭..
-
다시 돌아온~ 0
여기저기 둘러보아도~
-
멘탈 복구 된듯 1
오늘은 쉬어야지(사유:동생 생일)
-
낼 840부터 모곤데 콘서타 몇시에 먹는게 좋은가요 1
630에 일어날건데 몇시에 먹는게 젤 효과 좋은가요ㅔ
-
9평 목표 3
23221 화확생윤사문 근데 왜 교대는 수학이랑 사탐 반영비가 똑같은지 모르겠음...
-
역대 6,9평 만점자가 단 한번도 수능 만점이었던 적이 없던 것처럼, 아니 오히려...
-
다음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설명은? Culturally speaking,...
-
7/4 8
국어 만 했음 밀린거 하는중 요번달은 국수 위주로 해볼려고요 10h20m 오늘도...
-
스왑당해서 세주인생 망했는데 왜 이기고 있냐?? 사우디 오는동안 제이커 실종되고...
-
한 네명 되는데 내가 공부 젤못함 시발
-
저땐 진짜 연락 뒤지게 안봐서 거의 3달 주기로 연락 몰아서 답장했는데
-
악성곱슬은 웁니다
-
원래 한남충이었고 지금은 공부하면서 더 좆같아져서 개씹한남충됐는데 번따 안하면 ㄹㅇ후회할듯
-
첫실모는 8
히카로 정했다 현장감 안타니까 실력만 최대로 키우자...
-
외모 여자 돈 하나도 안부럽고 성적 잘나오는게 젤부러움…
-
You got me feeling like a psycho, psycho 7
싸이코 오리비
-
중추신경계 어딘가가 고장난 게 분명함..
-
비스듬히 씩 비웃듯 칠색무늬 무지개
-
. 2
-
모르겠다. 그냥 ㅂㅁ새고 모고치러갈까
-
히카 풀고 킬캠 풀고 클리어 풀고 설맞이 풀면 딱 됨.
-
시대에서 강사들이 좀 슬프거나 딥한 이야기하면 눈물 날 것 같은데 저같은 분 계심?...
-
감 돌아오세요? 6월 말에 시작했는데 한참 헤매네요,,,
-
반박불가
-
난 7살이랑 중1쯤인듯 중딩땐 누나들한테 관심 많이 받았는데...
-
ㄴ 이 틀린 이유가 궁금합니다..
-
바로 여깄습니다 음하하 비록 작수는 97이긴하지만.. 100으로 퉁쳐줘요 육모...
-
빨리 끝내고싶다 1
잘 끝내야지 삼수는 진짜 못해
-
반수생이라 지금부터 들어가는데 앞서 배부한 킬픽 살수 있을까여
-
유빈아카이브 출처라면서 본인얼굴 합성짤 프사한거도 그냥 ㅋㅋ 에휴다노 에휴이
-
담배.gif 0
말레는 좀 그래 맛없어
-
미쳤다 어케 그랬지
떴다 마이 포르노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30.gif)
하 어제 올라올줄 알았는데ㅠㅠ기다렸어용죄송합니다ㅠㅠ
친구 약속이 잡혀서...
선생님 덩그러니 혼자 않아->앉아 오타용ㅎㅎ
앗
오늘도 감사히 잘 읽었습니당ㅎㅎ
못된 인싸버섯은 불에 구워먹어야
![](https://s3.orbi.kr/data/emoticons/orcon/020.png)
떴다이 형의 글은 종이에 먹이 스미듯 마음을 적신다
주벗의 글에는 감동이 있다
18수학가형을 다풀고 50분..?
171130도 풀고 50분 남았다고 하신거보니 그냥 수학을 ㅈㄴ 잘하심;;
의대가셨나여 연대가셨나여ㅎㅎ
연대갔습니다.
와 ㄷㄷㄷㄷ 의대안간걸 후회해서 올해 수능 또 보신건가여
의대 가지 않은 것이 크게 후회되진 않았습니다
(4편에 나와있습니다)
게이야 혀가 길다.......
제 마음이 그런가 보네요..ㅎㅎ
후회가 되기도 하고, 또 지금은 후회가 되지 않고
왔다갔다 하네요!
+후회해서 수능을 보았다기 보단, 수능을 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입니다
넵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ㅎㅎ 다음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화이팅하십쇼!
좋아요 누르기로 답변을 대신하는....ㄷㄷ
우와...
혹시 연세대 전전 18 중 2월에 고대 공대 갈거라고 하고 단톡방 나간 사람 있나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나네요
(의대 반수한다는 동생은 있었어요)
등록금 전액 장학은 다른 대학교도 다 올1 띄워야 받을수 있는건가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처음부분이 제 현재상황이랑 너무 비슷하네요
포항지진 ㅠㅠ
제 현역수능이네요 사실 감탄밖에 안나오네요 저런 시험지에서
저런 성적이라니....
18때는 단국의랑 연공이랑 입결 거의 비슷했나요? 아무리 단국의라도 상위1퍼는 들고 연공은 아니었을것 같은데
입결이 겹치지 비슷하지 않습니다.
의대를 합격하더라도 공대를 가고 싶었고
갈 수 있는 공대 중 제일 높은 곳이 연대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