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팁 3. 논술공부 혼자 하는 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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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칼럼을 쓰기 전에, 칼럼을 쓰는 사람이 누구인지 소개를 해야겠죠?
나는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연세대학교 철학과 석사, 캠브리지대학교 철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여러분의 선배/선생님입니다^^ 그리고 교수님들이 논문을 싣는 한국연구재단 학술지 ‘논리연구’에 (학생으로서는 예외적으로) 논문을 게재했어요. (혹시 궁금하신 분은 구글에서 On Nominalist Paraphrase 쳐 보세요ㅋ) 때문에, 선생님은 출제위원의 관점을 ‘다소’ 이해한다고 말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래서 여러분께 비교적 안전한 팁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논술을 연구하고 가르친지 10년이 조금 넘었는데요! 그동안 선생님이 논술에 대해 느낀 중요한 노하우를 여러분과 나누고, 또 여러분이 자주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해 선생님이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몇 가지 주제에 대해서 칼럼을 써 보고자 합니다.
선생님의 경력을 보고 “공부 오래 해서 인문학적 지식은 많은데, 선생님의 지도는 최신 수험적합성이 떨어지는 거 아닙니까? 인문학 배경지식이나 강의하시는 거 아닌가요?”하고 염려하는 학생들이 몇몇 있어서요, 선생님의 올해 제자들의 합격증을 공개하겠습니다. http://blog.naver.com/opime 선생님의 제자들이 매년 약 10명 가까이 합격하고, 지난 2년 동안에도 선생님의 도움으로 16명의 학생이 (거의 일반전형으로)합격했습니다. 한 명의 개인 선생님으로서는 나쁜 스코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내 조언이 한 번쯤 귀 기울일만한 가치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번 글에 이어, 논술 공부 혼자하는 법에 대해 계속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이전 글을 안 읽은 사람들은 먼저 이전 글을 읽어 주세요!)
지난 글에서는 독해력을 기르는 방법에 대해서는 얘기를 했었죠. 그럼, 다음으로 필요한 능력인 비판적-창의적 사고력을 혼자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에 대해 선생님이 고민한 것들을 얘기해볼께요. (서술 능력은 다음 글에 쓸께요.)
비판적-창의적 근거를 제시하라고 하면 학생들이 보통 매우 부담스러워해요. 뭔가 새롭고 독특한 것을 생각해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학생들이 특정 제시문을 비판하거나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때 창의적이기 보다는 ‘이상한’ 근거를 내 놓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럼 오히려 크게 역효과가 납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생각할 때 여러분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독특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 전에 먼저 “유효한”근거를 제시하는 능력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학생들을 가르쳐보며 느끼는 것은, 여러분은 어떤 근거가 유효한 것이고 어떤 근거가 무효한 것인지에 대한 감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즉, 여러분은 근거로써 주장을 적절히 뒷받침하는 변증법적 맥락을 이해를 못 합니다. (여러분이 논증과 비판의 훈련을 받은 일이 없을테니, 아마도 당연한 일이겠죠. 결코 여러분 탓이 아니에요.) 하지만 어쨌거나, 어려분은 보통 전혀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을 근거라고 제시하기 때문에, 글이 잘 나가다가도 설득력이 뚝!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 합격이 쉽지 않겠죠..
그러므로,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즉 논술에서 엉뚱한 근거가 아닌 유효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기 위해서는, 과연 어떤 것이 유효한 근거가 되고, 어떤 것이 안 되는지에 대한 감을 여러분이 먼저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이 제시하는 근거에 대해 선생님이 ‘이건 왜 좋은 근거고, 저건 왜 좋은 근거가 못 된다’고 반복적 피드백으로 교정을 해 줄 수 있으면 그게 제일 좋겠죠..ㅠㅠ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서 선생님이 생각하는 최고의 방법은, 기존의 훌륭한 변증법적 논의들을 여러분이 자기 말로 직접 답습해보는 겁니다. 즉, 기존의 유명한 쟁점들을 바탕으로, 어떤 주장이 어떤 근거들로 뒷받침 됐는지, 그 관계를 직접 느껴보라는 거죠.
이걸 위한 자료로 선생님이 추천하는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입니다. (다른 책도 더 있지만, 추천해봐야 어차피 읽을 시간도 별로 없을테니, 일단 이것만 추천할께요.)
그래서, 예를 들어, ‘정의란 무엇인가’의 한 챕터를 읽고, ‘소수인종우대정책은 공평한가?’ 라는 쟁점을 정확히 고정을 한 다음(쟁점은 반드시 질문으로 고정하세요), ‘그렇다’ 를 지지하기 위한 근거가 어떤 것들인지, ‘아니다’를 지지하기 위한 근거들이 어떤 것들인지를 자기 말로 정리해보는 겁니다(이 때 근거들은 반드시 완성된 문장으로 제시하세요. 길지 않고 간명하게). 만약 책에 나온 근거들이 과연 어떻게 주장을 지지하는지가 조금이라도 분명하지 않으면, 학교 윤리 선생님한테 물어 보세요.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어떤 것들이 한 주장의 유효한 근거가 되는지에 대한 감을 조금씩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본인이 이렇게 정리한 것을 친구들에게 설명을해 보는 겁니다. (친구가 확실히 이해를 못 했다면, 아마도 설명하는 본인도 이해를 못 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렇게 해서, 일주일에 한 쟁점씩 두 시간씩 투자해서, 4달동안 16개만 해 보더라도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얼토당토 않은 것을 근거로 제시해서 시험에 떨어질 확률은 상당히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반례 제시하기, 숨은 전제 비판하기, 귀류법 등등 다양한 변증법적 기술에 더 익숙해질 수 있을 거고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미리 말을 하자면, 이 훈련은 단순히 배경지식을 외우기 위한 게 아닙니다. 물론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내용들은 모두 매우 양질의 배경지식이에요. 실제로 논술에 자주 출제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내용들을 기억하게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너스일 뿐, 선생님이 진짜로 강조하는 것은 기존의 고전적 변증법 논의를 직접 따라해보는 것을 통해 주장과 근거의 관계에 대한 감을 익히는 것입니다.)
독창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뭐가 유효한 근거인지에 대해 감을 먼저 완벽히 잡은 다음의 일입니다. 그리고, 사실, 독특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따로 노력할 필요는 없어요. 그런 근거는 그냥 자연스럽게 떠오르면 좋은 거고, 아니면 어쩔 수 없는 거에요. 시험장에서 억지 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역효과 나기가 쉽죠. (물론, 본인이 제시한 근거가 너무 진부하고 상투적이진 않은지 어느 정도 조심할 필요는 있어요.) 특히, 독특한 근거 꺼리를 준비하기 위해서 프랑스 철학책이나 어려운 고전들을 구해 읽는 학생들이 가끔 있는데, 이런 방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완벽하게 이해해서 매우 적절하게 활용하지 않는다면, 이런 배경지식은 오히려 지적 허세처럼 보여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다수 고전들은 여러분이 혼자서 완전하게 소화하기 힘들어요.) 오히려 여러분이 사탐에서 배운 걸 잘 활용하는 게 훨씬 나을 수 있어요. 그리고 사실은 그런 게 진짜 사고력이자, 교수님들이 원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자, 그럼, 서술능력을 기르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글을 또 쓰도록 하죠.
추신1. “제 모의/내신이 이정도인데, 논술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라고 쪽지 보내서 물어 보는 학생들이 꽤 있는데, 이에 대해 선생님이 얼마 전에 쓴 글이 있으니, 그걸 먼저 읽고 참조해보도록 해요^^ 그리고 나서도 궁금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쪽지 보내서 물어 보도록 하고요.
추신2. 경제적인 이유로, 지금은 혼자 공부하다가 막판 3개월에 논술학원/과외를 할 생각이라는 친구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어차피 12주만 다닐 생각이면, 지금 당장 6주를 다니고, 그 다음에 혼자 하다가, 막판 6주 동안 다니도록 하세요. 지금 혼자 하면 시행착오 겪으며 삽질할 위험이 사실 상당한데, 일단 지금 6주라도 배워서 기본을 좀 쌓은 다음에 혼자하면 그 위험이 상당히 줄 겁니다. 공부 능률도 훨씬 나을 거고요. 그리고 그 후에 다시 논술 수업을 들을 때 쯤이면 상당한 실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겠죠. 이 방법이, 혼자 계속 시행착오 하다가 막판에 3개월 동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안정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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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수학과 4
이거 사실인가 같은 학과면 뻔히 누군지 알텐데 대놓고 저격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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