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지금 공부가 잘 안되는 분들 읽어 보시길
문학 출제 리스트, 서화님 국어 선별본 만드는 걸로 보아
시간이 많이 남아도는 사람인 것 같죠?
제가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한 분들이 한 분이라도 있다면
그 궁금증을 해소시켜드리고자 글을 씁니다.
저는 현재 대학 휴학생이고,
고2 정시파이터 동생에게 전과목 코칭해주면서 살고 있습니다.
국영탐은 인강 및 독학 커리를 짜주고 매일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수학을 하는 모든 시간(인강 들을 때 제외)에는 제가 옆에 붙어서
개념 테스트, 문풀 과정 평가 및 채점을 합니다.
그러니 수학 과외할 때 빼고는 남는 게 시간이죠.
물론 그렇다고 하루 종일 노는 건 아닙니다.
동생보다 수학 실력이 뛰어나야 하니
남는 시간엔 주로 수학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신적/체력적으로 온전한 상태는 아니라
그 시간을 모두 공부에 쓰기는 힘듭니다.
그러면 남는 시간에 뭘 더 할까요?
공부하기 힘들 때,
오르비에서 좋은 글들을 찾아 읽고,
학습자료를 만드는 게 취미입니다.
문학 출제 리스트를 만든 이유가
남는 시간에 문학 문제를 만들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 기출들을 정리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시간이 되면
교육청과 역대 수특-수완 출제 리스트도 정리할 예정입니다.
문제 제작은 문학에서 하나도 안 틀리고 1등급 받으면 할 예정)
서화님 국어 선별본은 누군가가 PDF로 정리해주면 좋겠다고 느꼈는데,
시간이 되는 제가 그 누군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만들게 됐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뭐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간략한 소개였고,
이제 제 인생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단 제 MBTI는 INFP입니다.
종교는 기독교입니다.
저는 히어로가 되고 싶습니다.
히어로라고 하니 거창해 보이지만, 그저 누군가에게
몇 안 되는 사람들에게라도 작은 도움이라도 꾸준히 줄 수 있다면
그것도 히어로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웅이 아니라 히어로라는 말을 써서 눈치챈 분들도 계시겠죠.
이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라는 애니입니다.
(마루타 논란 때문에 강력추천은 못합니다..)
저는 외국어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당시에 제 친구들은 서울의 유명 대학에 많이들 붙었습니다.
고3 시절을 완전히 놀면서 날려버리고
재수 때도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재수가 끝나고 나서도 더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적이 오르기는 했지만,
어머니의 기준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또, 친구들에게 엘리트 이미지가 있었던 저는
연고대를 가겠다고 말하고 다니다가
거기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받아서 쪽팔렸습니다.
제가 6월, 9월에 성적이 그닥 잘 나오지 않아서
저를 못 믿겠다고 했던 어머니가 했던
'너를 믿었는데, 너는 날 배신했다.'는 말과,
어느 대학을 썼냐고 물어보는 명문대 친구들,
건강 상태가 좋지는 않아서 먹을 것도 가려가며
고생했던 재수 생활이 의미 없어진 것 같은 생각 등
여러가지가 저를 괴롭혔습니다.
대학에 가기 전, 저는 이과로 바꿔서 다시 수능을 보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 게 맞지만,
저는 문과에 애매한 대학 다니느니
차라리 이과 낮은 대학 가서
취업 빨리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을 어머니께 말하자 그건 불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언론에 나오는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나 가능하고,
목사님들도 아들이 그 말 하면 말릴 거라면서
기적은 성경 이야기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제 안의 모든 게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건강도 좋은 편도 아니고, 인싸도 아니고, 특기도 없는 제가
그나마 자신 있는 게 공부였는데,
그것마저 부정당하니 저는 아무것도 아닌 놈이 됐습니다.
이후로 그저 살기 싫다는 생각이 저를 지배했습니다.
최대한 오랜 기간 굶기를 자주 했고,
인적이 드문 곳에서 몰래 굶어 죽을까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교회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때 ㅈㅇ를 시작했고, 음란물에 중독되었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어머니가 많이 후회하셨고,
어머니의 권유로 청소년센터에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매번 눈물 흘리며 상담을 하며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대학을 대충 1학기만 다니고 지방에 할머니 댁으로 가서
쉬겠다고 계획했습니다.
매일 우울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제가 싫어서
친구들과의 연락망은 다 끊어버렸습니다.
그렇게 대학 학기가 시작했는데,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비대면으로 수업했습니다.
수업을 듣는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영문학과에 갔는데, 고등학교 때 하던 것과 비슷한 수업 때문인지
고등학교 다니면서 최선을 다하지 못한 기억이 났습니다.
수업하는 동안 숨 쉬는 게 버거웠고,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수업 내용도 좋은 책 몇 권 읽는 게 나아보일 정도로
별 거 없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학사경고를 받고 지방으로 도망갔습니다.
할머니와 지내면서도 괴로운 것은 있었습니다.
할머니의 힘들었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서
할머니를, 엄마를 힘들게 만든 사람들에게 분노가 생겼습니다.
할머니가 자신도 힘들었는데 다 잘 이겨냈다는 말을 할 때마다
길게 화를 내고 할머니를 몇 번이나 울렸습니다.
지방에서도 음란물을 끊기가 힘들었고,
이것이 저를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라는 애니를 알게 됐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별 거 아닌 애니겠지만,
당시에 저에게는 크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었고
영웅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 애니를 보면서 어릴 때의 마음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플루스 울트라'라는 말처럼 한계를 뛰어넘어야겠고
히어로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물론 이 애니 하나 때문은 아니고,
한석원 선생님의 동기부여,
가짜 사나이 등등 여러 컨텐츠를
접한 것도 컸습니다.)
음란물을 끊어내기 위해 기를 썼고,
공부를 하기 위해 기를 썼습니다.
거지 같은 체력을 극복하고자 매일 걷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신앙도 회복하기 위해 영상설교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철학자처럼 삶에 대해서 탐구한 결과
모든 것에는 질서가 있고, 그 질서를 따르거나
내가 새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그러던 중, 지방에서 다시 올라왔고
엉망이 된 동생의 모습을 마주 했습니다.
폰 중독으로 어머니와 자주 마찰을 빚으며
매일 스트레스로 배가 아파서 고생하는 동생을 보며
동생을 변화시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동생에게 제가 깨달은 것들을 전수했고,
폰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폰이 아니라 컴퓨터를 쓰도록 했습니다.
다니던 학원도 끊고 학원비로좋아하는 레고를 사주며 격려했습니다.
학교 과제로 스트레스 받는 걸 보면서
수시를 버리고 정시로 돌리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을 책임지기 위해
동생을 제가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동생은 폰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났고,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변화된 동생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도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동생이 대학 가고 나면
과외를 하면서 살고자 하는 게 꿈이 됐습니다.
여기까지가 제 이야기입니다.
길게 느끼셨을 수도 있지만, 나름 많이 요약했습니다.
제가 이 긴 이야기를 통해 가장 해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수험 생활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제가 고3, 재수 때 최선을 다했다면
대학생활이 그리 불행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과외하면서 살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좋은 기업 취직할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었겠죠.
저처럼 인생의 소중한 시간들을 낭비하기 싫으시다면
부디 최선을 다해주세요.
다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너무 혹독하게 몰아붙이지는 마시고
공부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최대한 소소하더라도 행복을 찾고자 노력하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 줄 요약
1. 본인은 백수까지는 아니지만 시간이 많이 있는 사람이라 자료 만들 수 있었음.
2. 고3, 재수 때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수험생활에 미련이 남음.
3. 이런 필자를 보고 타산지석 삼아 수험생활에 최선을 다하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진지몯으
-
지금 외대 문과 다니고 있는데 경북대 편입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0
이공계열 공부가 하고 싶우서 연고대 편입을 준비 했으나 고려대 티오가 거의 0에...
-
마따끄으…밥먹으러갈래
-
누가 확률과통계 이산수학 같은 걸 선택해요
-
주식으로 성공하는 케이스는 주로 내부 정보가 있다 or 이에 준하는 경제 흐름...
-
책이나 읽자 1
책으로 지식을 얻어서 주식에 도전한다
-
도서관에 왔어요 4
대학은 아직 붙지도 않았지만 로스쿨 김칫국부터 마시기
-
제가 주서 듣기로는 메디컬은 4-5 서울대 4 연고대 3-4 나머지 2.5 ~...
-
작년보다 얼마나 내려갈까요? 이번에 과탐 절사 안되고 증원더ㅣㄴ 것 고려하면 많이 내려갈까요?
-
주식 삼원칙 17
1.국장은 하지 않는다 2.급등한다고 사는건 미련한 짓이다 3.숏은 치지 않는다...
-
수학 미적 선택이 수1,2 푸는 부분에 영향을 주나요? 2
선택 미적을 잘 하면 수1,2부분 푸는것에 도움이 되나 궁금합니다. 선택 미적은...
-
ㅇㅇ
-
얼리버드 기상 0
-
나도 해야하나
-
요기 좋음 8
엄청 친절하게 설명 잘 해주심
-
이번수 미적 92점인데 내년에 100점 꼭맞고싶습니다
-
가산점 감안하면 그렇게 불리한가 싶음
-
십덕글, 여행글, 주식글, 붕어빵사먹은글까지 입시 빼곤 다 함
-
울면서 깼네
-
현역 35466 -> 재수 후 12223 이정도면 중경외시 가능할까요?
-
11년도 인물인데 무덤좀파겠습니다
-
얼리버드기상 4
-
인터넷에서 배운 진학사 칸수 선택 (이게 맞나요?) 2
올해 처음으로 사용해보려니 공부가 많이 필요합니다. 진학사를 알고 있었는데, 낙지가...
-
연방준비제도 아닙니다
-
올해는 만점 아니면 인정 못받을 것 가틈
-
강민철 문학애서 수업때 하는 필기 현장에서도 적어가면서 하는건가요?
-
내가 그리 먹는양이 많지는 않은데
-
하루종일 키작남 도태남 패고있노;;;; + 남교사는 결혼시장에서 열등하다 글만...
-
본인이 푼 수능 수학 문제 중 가장 어려웠던 문제 18
사설/ 평가원 상관 없이 댓 ㄱㄱ
-
수학입니다 곧 나올 수능개념이랑 작년 수능개념이랑 내용이랑 교재가 큰 차이 없는 거 맞죠??
-
주식 수익ㅇㅈ 30
7월부터 250정도 시드로 굴리는중
-
월구독권 학년 구분 없는 시스템이라 수능 끝나고 해지 안 눌러놓으면 자동결제 나가요...
-
난 쾌락을 쫓아 신이시여 부디 절 용서해주소서
-
재수생인데 뭐가 국룰인가요? 456 괜찮음?
-
배부르다 7
이즈 굿
-
맞팔구 0
팔로잉 천까지 마이너스 85 무지성팔로우충의 흔치않은 게시물
-
거기서 갈고닦아서 깨달음을 얻는 테크가 나을 거 같음 뭔가 국어는 갈대처럼...
-
런닝맨재밌다 0
흐흐흐ㅡ
-
효율이 좋은듯
-
주식해보고 싶은데 11
하기 전에 배워야할 거 뭐 있음?
-
확통 85 2
확통에서 3점 하나 틀렸는데 2 가능할까요?
-
정신 차리고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약 930일가량 걸린듯 2
그동안은 내 모든걸 공부에 갈았음뇨 오래도 걸렸다
-
번장에서 서바이벌 물리 지구 구매했는데 답지는 따로 주지 않는다네요 ㅠㅠ...
-
수학 질문이요 4
. 이 문제에서 ㄷ을 이렇게 생각해서 틀렸다고 생각해서 ㄷ이 아닌줄 알았는데 맞네요...
-
점심 ㅇㅈ 4
맛점하세요
-
저능아라 고능아10배하면 결과가 0.7배정도 나옴뇨…
-
N수할때 비용 4
제일많이드는 부분이 실모n제임??
형님 댓글 저번에도 달았었는데 기억하실진 모르겟지만 저두 도와주실수있나요
무엇을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나요?
여기서 말하기 부끄러우서ㅓ 쪽지 가능한가여
네넵 물론이죠
멋지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국영탐 커리 짜주는 거 부럽다...인강 잘 몰라서 가닥조차 못 잡겠는데
그러시군요..
제가 도와드리고 싶어도
나중에 인증하겠지만
성적이 국영한국사 빼고는 초토화라
자신있게 인강 커리를 짜드리지는 못하겠어요.
그래도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커리가
궁금하시면 그거에 대해 글 한 번
써 볼게요 ㅎㅎ
저보다 더 공부 잘하는 분들 많으니
그분들한테 커리 묻는 게 나을 것 같으면
오르비에 질문 열심히 해보시고
답변이 없으면 말씀하세요.
덕코 드릴테니 그거 걸고 질문하면
답변 잘 올거에요.
감사함다..
제 성적이 낮은 편인데 그래도
커리에 대한 글 써볼까요?
네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상관 않고 한 번 써보세요!
https://orbi.kr/00057924965
일단 남은 기간 국어 커리에 대해서 써 봤어요.
다른 과목들도 쓸 예정이기는 한데,
난버리고가님이 원하시는 커리에 대한 글은
1년 전체 커리에 대한 것일까요?
넵 특히 과탐 관련해서 가능할까요?
과탐이요?
제가 이과 가려고 과탐 커리를 짜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개념강의 완강도 못 해본 과탐 커리를 추천하는 글을 쓰면 욕 먹을 것 같은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