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66129]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2-08-01 13: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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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의 고독감[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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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의 고독감





수험 생활은 굉장히 우울한 일이 많아요. 그리고 우울증에 걸리기 쉽죠. 

수험생이 우울증을 겪는다면 몇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데 

그 중 고독감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해요.



고3이 되면 반의 공기가 이 전과 조금 달라집니다. 

막연하게 수능을 생각했던 고2때는 느껴보지 못했는데 3월부터 학내의 공기가 조금 달라져서

긴장감이 흐르죠.  한 학기가 지난 지금 여름방학 이지만 사실 내가 고3 수험생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때도 있을 거예요. 



고3이 되면 내 성적은 오를 줄 알았는 데 그렇지 않은 경우 때문에

우울하기도 하고, 옆에 친구는 고3이라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나는 그렇게까지 의욕이 안나 내가 고3이 맞는 건가? 싶은 생각에 고독감이 들기도 해요. 


또 주변은 '아니 고3인 애가 왜그래?' 라고 핀잔을 주기도 하고 

'아이고!! 너가 이제 고3이구나!' 하면서 부담감을 안겨주기도 하면서


이런 핀잔과 부담감은 오로지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고독감'으로 다가와요.



N수생은 어떨까요. 

친구들은 대학가고 입시 스트레스로부터 해방 된 친구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라고 현타가 와요. 

대학교 중간고사니 기말고사니 전공시험이니 하면서 얘기하는 것들이 나에겐 아직 현실감이 없게만 느껴집니다. 


지금껏 친했던 무리에서 나와 본적 없는 사람들과

월간 모의고사로 랭킹경쟁을 해야 하고 

대화할 수 있는 상대는 학원 조교나 간간이 양치할 때 주변 사람들?

그 마저도 대화가 걸리면 패널티를 받는 경우도 있죠.


  

한 번 더 해보겠다고 난 아직 입시의 길을 걷고 있는데, 

나보다 성적이 좋은 친구들도 n수생이라 내가 가망이 없는 것 같이 느껴져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고독감이 들 수도 있어요. 


주변에서는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는 거 같아요. 

독서실에 가고 저마다 무엇을 하고 있네요. 

나도 무언가를 안하면 불안합니다. 

그래서 괜찮아 잘 할 수 있어 하면서 인강을 듣습니다. 

사실 확신이 있어서 인강을 듣는 것도 아닐 거예요. 


인강을 듣는 친구들은 

그저 이거라도 안하면 불안해서 인강을 듣기도 하고  

인강을 듣고 있을 때면 혼자서 문제 푸는 그 고독감을 맛보지 않아도 되니 듣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마음을 먹긴 했는데 사람 마음먹음이라는 것이 그리 오래가지 않으니 

아무생각 없이 공부하다가도 문득 외로워집니다. 

그래서 친목을 만들기도 하고 혹은 누구와 얘기조차 하지 않은 채로 하루를 마감합니다. 

얘기를 안하고 집에 돌아가면, 집에 돌아와서 입에 거미줄을 치쳐 있는 것 같을 거예요.

집에 간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진 않아요.

부모님의 잔소리는 짜증이나고 부모님의 관심은 버겁기만 하죠. 



으쌰 으쌰 미래를 상상해 봐도 잘 될 수 있을까? 

라는 마음의 불안감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미래는 이게 아닌데, 주위를 둘러 보고 현실이 더욱 외로워 지게만 됩니다. 

  


단호하게 얘기하자면, 사람과의 대화가 그립고, 

친구들과 가족들과 여행을 떠났던 것이 그리운 게 당연해요. 

20대 인생까지 어울림의 시간은 혼자 된 시간 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러니 당장 내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 스스로 홀로된 느낌인 이 고독감을 느끼는 것은 정말 당연한 일입니다.

  


주변에서 확신이 가득 찬 눈빛으로 공부를 하고 있을지라도, 

사실 그 친구도 확신 없이 공부할 가능성이 큽니다. 

나나 그 친구나 똑같이 고독감을 느낄거라고 마음의 위안을 조금 삼아보아요.



혹시 고독감을 느낀다고 그러지 말아야해! 라고 나 스스로 다그치고 있나요?

우리 그러지 말아요. 

그리고 내가 느끼고 있는 이 마음을 품어봅시다. 


수험생은 당연히 고독할 수밖에 없다. 라는 마음 말이죠. 




  

살면서 수험생만 고독한 게 아닐 거예요. 

막연하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도 그럴 것이고

김연아 선수나 다른 선수 분들이 성공적인 점프를 하기 위해, 

시합이라는 압박감 속에서도 잘 하기 위해, 

지난한 연습과정 중에 고독감은 저마다 느꼇을 거예요. 

드넓은 아이스링크 장에서 본인을 긍정하고 다시 일어나서 도전하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피겨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이겠죠.


저라는 사람 역시 

제가 책임져야 하는 직원 분들이 계시고 그래서 제가 더욱 열심히 해야하는데 

이 감정을 나눌 길이 없어요. 오로지 제가 책임져야 하는 일이니까요.  

저 역시 어깨에 견뎌진 압박감이 날 짓눌러 

자유로워 보이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내가 더 많이 고생하는 것 같아 외로워 질 때도 있거든요.


  

미래에 대해 불안하시나요? 

실패를 할까 봐 불안하시나요? 

모두 다 불안할 수 있어요. 

대학을 다니는 그 친구는 확신이 있을까요?

몇몇 친구들을 제외하고 그 친구들도 아마 마음속 한 켠엔 불안감이 있을거예요.



하지만!

모두가 고독감을 느끼고 불안감을 느낀다고 실패하지는 않아요.


그 비결은 추억이 아련하여 잠긴다거나 

주변에 비해 초라하다고 느껴져도 

그 감정에 빠지지만 않으면 돼요. 

  



인간이라면 당연히 혼자 와서 혼자 가는 것이라는 이 명제는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적용 받습니다. 

제가 오늘 일을 안 하면 저의 일을 대신해 줄 사람이 없듯 

여러분이 내가 오늘 공부를 안 하면 내 공부를 대신 해 줄 이는 없습니다.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자라는 말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지극히 당연한 것.

이 감정을 그대로 품고 감정에 젖어들지 말자.





친구와의 대화를 모조리 끊어버려야 해 라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고3들, 

공부를 위해 서울에 상경해서 생면부지인 사람들 사이에서 공부하는 친구들, 

그리고 몇 번의 실패 끝에 친구들은 대학에 갔지만 난 대학에 못간 재수/N수가 된 여러분, 

말 할 이가 점점 줄어들고 점점 말수가 없어지는 건 수험생의 ‘현상’ 인 것이고, 

그 ‘현상’ 때문에 우리가 그 감정을 느끼는 건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는 걸 정말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 이런 적 있지 않나요?

"난 기계처럼 공부만 할 거야! 난 엄청나게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성공할 수 있어!" 라고 말이죠.
그러면서 수험생 정신무장 유튜브를 보고 있지 않나요? 

그 자극영상으로 자극이 되었다고 한들 그 마음이 1주일, 1달, 1년이 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원래 의지박약한 존재니까 우리 넘어지고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봅시다.

오늘 내가 의지가 없어져서 때려치고 싶다면, 그러지 말고 다시 일어나봐요



오뚝이! 같은 정신이 여러분에게 필요해요.

인간 원래 혼자 오고 혼자 가는 거라잖아요!

 



  

성공 수기를 읽어보면 

미친 듯이 공부했고 친구랑 인연을 똑똑 끊어내고 공부만 했어요 

라고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결과가 좋으면 

자신의 행실에 대한 기억왜곡이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고대 간 저의 제자중 한 명은 수능 100일 전에 놀았던 것이 

수능 날까지 버티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만약 망했으면 그런 말 못했을 거라고 확신해요 ㅋㅋ) 


하지만 여러분 입시에 성공했고 

그러니 그 게 자신의 성공비법이 되는 거라 얘기하는 거예요. 

성공한 사람들의 수기나 후기를 들어보면 

정말 초 싸이언 같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고 공부하는 기계처럼 보일 수 있어요.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게 나약하고, 외롭기만 한데 

저들은 어떻게 저런 감정을 끊어내지? >아! 정신무장을 위해 자극영상을 봐야겠다 > 아ㅠㅠ난 할 수 없어.


이런 악순환의 연결고리에 빠져들게 되는 거예요.



여러분 성공수기를 읽을 때, 그 사람이 절의 스님처럼

생활을 했다면 반은 확실하게 거짓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봐요.

인간이 감정의 동물인 이상,

여러분이 느끼는 그 고독감 그 분들도 분명 느꼈을 거예요. 



남들 가는 대학 왜 난 이렇게 힘들게 가고 있냐며 

공부하다가 울지 마요. 

공부하다가 쓸쓸해져서 혼자 된 본인이 너무 슬프고 처량하게 보여도 1년 길지만 짧습니다. 


저마다 사람마다 본인의 길이 있고, 

본인이 걸어갈 길 뚜벅뚜벅 걸어가면 되는 거예요. 


만일, 제가 ‘난 언제 수능1타가 되나~’ 하면서 울고 만 있었더라면 

전 지금 그 어느 것 하나 해내지 못했을 거예요!

수능 수학 분석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도, 강의를 찍는 일도, 수학 전 과목을 하나로 합친 단권화를 만들어 내는 일도

그 어떤 일도 말이죠.


 

전 뚜벅뚜벅 저의 길을 가는 것 밖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뚜벅뚜벅 여러분의 길을 걸어가세요.


  

사람 인생 길어요. 

비록 공부한다고 외롭고 서럽고 혼자 처량해 미칠 지경이겠지만, 

원래 인생 이란 게 항상 밝을 수 만은 없잖아요.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게 당연하고 

공부하다가 내 영혼을 창밖에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는 상상으로 보내다가도 다 잡아요 우리. 

그리고 서러운 자기 감정에 침잠하지 말고 자신을 자책하지 말아요.

  



여러분은 힘든 길을 가는 거예요. 


누가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라는 말을 하셨지만, 

결과적으로 '결과론 적인' 말입니다.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그 과정에 대해 기억 보정이 일어났거나 

기억 왜곡이 일어나서 그런 말을 하는 거라고 전 생각해요. 



공부도 취업도 일도 그 무엇 하나 편한 건 없다는 말은 맞지만, 


사회인의 시각으로 


'아니 집에서 잠 재워주고 다 해주는 데 왜 공부를 안 해!' 라고 말을 하면서 

당신의 서러움을 더하는 건, 

'걸음마 애기들한테 넌 왜 못 걸어!' 라고 다그치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 

  



여러분들은 이제 경쟁사회에 나가려는 첫 발을 떼고 있어요. 

당연히 그 길은 수도(修道)의 길일 수밖에 없고, 

대다수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겪어보는 고독감일거예요. 


당연히 그 의미와 다가오는 감정이 클 수밖에 없어요. 

꿈이 있든 없든 우리 저마다 성공한 인생을 상상하며 살잖아요? 

그 빛을 위해 달려 나갈 때 넘어지는 자신의 마음을 긍정 해봐요. 


  


  

미래는 몰라요. 

막연하게 여러분이 잘 될 거라는 말은 못해도, 

내 감정에 쓰러지고 그 감정에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여러분들의 미래는 밝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외롭더라도 누가 날 일으켜 세워주지 않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여러분이 된다면, 

이루지 못할 미래는 없다고 생각해요. 


내 마음이 내 뜻대로 안된다고 해서 여러분의 미래가 여러분 뜻대로 안 되는 건 아닙니다.

 

오늘, 지금, 이 시간에, 우리 지금 내 자리에 집중해요. 

과거도, 미래도, 잊어버린 채 일단 공부를 시작해봐요. 

어차피 할 공부, 잠깐 외롭고 고독한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지는 걸 긍정하는 여러분이 되어요. 


넘어지는 것을 긍정해야 다음 차례가 내게 옵니다. 

공부하는 건 '승부사' 적인 기질이 다분히 필요하니까요.

  

끝날 때 까지 끝난 건 아니라는 마음을 되새기면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과정 속에 있는 여러분들을 언제나 제가 응원합니다. 

 


-김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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