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에 무형의 가치만을 바라보고 sky에 도전하는 것에 대하여
다음 달이면 낼모레 서른이 되는 남자입니다.
19,20,21살 3년을 수능에 도전했지만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하고, 인서울 중위권 정도의 대학에 입학을 했네요.
패배감에 과생활도 전혀 하지 않고 학교에 애교심도 가지지 않고 3학년까지 수료한 상태입니다. 과도 안 맞아서 전공 살릴 생각 전혀 없고(공대입니다), 학점도 시원하게 말아먹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교에 욕심이 정말 많았는지라 이 나이를 먹고도 문득문득 학교에 대한 욕심이 피어오릅니다. 명문대 과잠을 입고 돌아다니는 학생들을 보면 나도 저러고 싶다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가고, 학생증을 커뮤에 인증하며 키보드배틀을 뜨는 모습조차도 부럽네요ㅎㅎ
학벌의 중요성이 예전보다 작아진 것은 피부로 체감이 되나, 학벌의 '무형의 가치'는 여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단한 인적네트워크, 내면의 자긍심, 뿌듯함, 성실하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일종의 인증마크, 이러한 것들이요.
보통 나이가 많은 분들이 다시 수능을 준비할 때는 라이센스가 나오는 의치한약수를 목표로 하는데, 저는 학벌의 무형의 가치만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대 소똥굴리기학과가 있으면 그곳도 상관이 없다라는 마인드입니다. 오히려 의치한약수는 6년이나 재학해야해서 부담스럽네요. 만약 학과를 고를 수 있다면 경제학과나 수학과, 심리학과, 철학과를 가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은 있습니다.ㅋㅋ 학점 잘 주는 날먹 강의만을 찾아다니던 현재 대학교의 생활과는 달리 복수전공도 하고 제 삶에 양분이 될 수 있는 강의들을 집중해서 듣고 싶네요.
제 현재 상황은 이렇습니다. 금수저는 아니지만 제가 당장 일을 해서 집안을 책임져야 하진 않습니다. 대학을 졸업해서 사기업,공기업, 공무원으로 진로를 정할 건 아닙니다. 조그마한 개인 사업들을 여러 개 병행하며 지내고 싶습니다. 작년에 수능을 본다고 메가패스도 끊고 책도 사놨지만 개인적인 일이 생겨 중간에 그만뒀습니다. 따라서 마지막 수능은 5년도 더 됐지만, 대강의 현재 트렌드는 이해했습니다. 이과로 준비할 것이고, 앞서 말씀드린 듯이 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목표하는 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세 대학교입니다.
이미 위의 대학에 다니시는 분들 중에서는 '님, 여기 와봐도 그런 거 없어요ㅋㅋㅋ'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 같은데, 저에게 학벌은 남들보다 훨씬 크게 다가오는 가치라 조금은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
의치한약수가 아닌 sky만을 바라보고 20대 후반에 수능을 생각하고 있는 저에게 오르비 유저분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려준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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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비용에 사로잡힌 건 아닌가, 과거의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한 어리석음은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들지만.. 참 욕심이 나는 건 사실입니다. 답글 고맙습니다.
사업하실거면 학벌은 별로 상관없어요 ㅠ 인서울이면 그냥 다니던곳 졸업하시는게 나을듯 싶어요!
그리고 이전글보니까 공부를 했다가 중간에 또 쉬다가 이런패턴이 반복되시는거 같은데 그런게 올해도 반복되면 1년 날리기 십상입니다...
맞습니다 제가 학벌을 업그레이드 한다고 눈에 보이는 이득이 있는 건 아닙니다.. 만약 죽어도 의대를 가겠다 하면 당위성이 더 있어보이지만 그렇지도 않네요ㅎㅎㅎ 말씀하신 대로 중간에 포기를 한 적이 몇 번 있는 것도 치명적인 부분입니다. 답글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보다 한 살 어리시네요
이루지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인생에 대한 불안감 등등..하던거 다 때려치우고 좀 더 멋진 직업을 갖고 싶어서 돌아왔습니다
평생을 문과로만 살아와서 올해 이과로 도전했는데 어렵긴 하더라구요, 하루종일 붙잡고 있었는데 성적이 안나오니 속상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한번만에 성취하면 물론 좋았겠지만, 올해 한번 더 저는 도전하려고 합니다, 저번 주부터 조금씩 하고 있어요
본론으로 돌아가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도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결혼도 안했겠다, 주변보면 현실에 맞춰 사는 친구들이 참 많습니다, 그게 더 현명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30이면 참 젊지 않습니까..! 인생 정말 길다고 생각합니다, 하고싶은대로 하고 사세요
응원합니다
장문의 댓글 감사합니다. 저보다 연장자이신 분이 댓글을 달아주실 줄은 몰랐네요ㅎㅎ 캡쳐해두고 때때로 들여다보겠습니다. thequiett님께선 어떠한 이유로 다시 수능에 준비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하던 일에 대한 회의감, 젊을 때 무모하더라도 막연하게 멋지다고 생각했던 직업에 대한 동경? 이라고 해야하나..그걸 꼭 한번 이뤄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이전에 했던 일은 마음만 먹으면 다시 돌아가는데 큰 어려움 없어서 무턱대고 새로운 길로 도전한거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돌아갈 일은 없겠지만..
답장이 많이 늦었습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최근 들어서 많이 춥네요..본인 기준에서 꼭 후회없는 행복한 결정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랑 나이차 얼마 안나는데 글 읽어봤는데 내가 길게 쓸 필요는 없을것같음. 지금부터 딱 1년 죽을만큼 해서23년도 수능 쳐보고, 안되면 그냥 개인사업하세요. 저는 무형의 가치를 좇는다는게 이해가 안되네요. 제 친구라면 그거 의미 없으니까 그냥 바로 개인사업 준비하라고 할듯
길 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보면 수능수능 님처럼 무슨 놈의 무형의 가치에요- 라고 대답할 거 같아요ㅋㅋ 그게 현실인 건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이 성숙하지 못한 건지 아직도 미련이 가득하네요.
저도 20대 후반인데... 무형의 가치를 노린다는 말 진짜 공감합니다.
예전처럼 ky나온다고 일부과 뺴면 보장된것 하나 없지만 자기 심리적으로 얻는게 큰거 같아요.. 뽕이야 1년도 안되서 빠지긴 하겠지만 ㅋㅋ 그 뽕을 다니면서 뺴본 사람과 그냥 부정한 사람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