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재수할 때 서울에서 재수학원이 개강해서 졸업식을 갈 수가 없었다.
지긋지긋해서 뭐 가고 싶지도 않았었고, 개강을 했는데 내려간다는게 말이 안 되기도 해서, 안 내려갔다.
물론 그 때 담임이 졸업식 안 오면 졸업장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 준다고 협박을 했었다.
서울 가서 재수해봤자, 너는 서울대 못 간다고 맹렬히 저주를 퍼부었던 건 덤이고.
그래도 안 갔다. 그깟 종이 쪼가리가 뭐라고. 그리고 사실 담임 얼굴 꼴도 보기 싫은 게 더 컸다.
학교 다닐 때, 돈 찔러준 애들이랑 아닌 애들이랑 구별해서 대우하던 담임,
나 역시 열심히 담임한테 열렬히 차별을 당했었는데, 난 그게 차별인지도 몰랐다.
난 이 모든 걸 재수를 시작하기 직전에 알았다.
엄마를 통해서 담임이 학생이 아닌 돈을 위시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러지 않은 학생들은
이유없는 차별을 당하고 폭격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그리고 담임이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한 나에게도 돈을 바랬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노량진 초등학교 행정실에서 생기부를 떼면서, 담임이 저지른 생기부 테러를 확인했다.
행동 발달 사항에 '학습태도가 불량하며, 성실함이 부족하고, 개선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음'이라고 적어두었다.위에 '학습태도가 우수하고, 성실하며, 학업에서 재능을 보인다'는 요지로 적힌 8줄의 문장과 대비되도록. 물론 그 8줄도 모두 담임이 예전에 적었던 것이다.
그 때, 누구나 내 생기부 보고 담임을 욕했다. 미친 새끼라고.
이 모든 것에 대한 복수는 내가 좋은 대학에 가는 거라고 믿었고, 덕분에 열렬한 독기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그 때는 특히 내가 믿을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었기에. (어떻게 공부했는지는, 내 이전 글들에 충분히 나와있으니 생략)
그렇게 나는 그 학교 재수생 중 유일하게 우리학교를 갔고 (운이 좋게도), 충분히 많은 것들에게 스스로를 증명했다.
그리고 어떻게 내가 우리 학교에 붙었는 걸 알았는지, 엄마에게 담임 전화가 왔었다.
어떻게든 자기 실적으로 편입시키기 위해서 분명 연락을 했겠지, 비열하고 비굴하게.
그 순간, 나는 내 복수가 완성되었다는 것을 감각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또 엄마는 담임의 연락을 받았다. 졸업장이랑 앨범 찾아가라고.
대체 거지같아서 사지도 않은 앨범을 왜 찾아가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빠가 대신 간다고 전화 했더니 또 행정실에 맡겨놓고 도망갔다더라, 그 끝까지 졸렬한 새끼는.
나는 그렇게 4년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이걸 왜 적냐고 묻는다면,
예전 재수할 때 생각이 나기도 하고, 나 말고도 많은 수험생들이 각자 본인이 가지고 있는 한을 잘 풀었으면 좋겠어서.
각자 마음에 칼 한자루씩 품고 있을테니.
그저, 다 잘 됐으면 좋겠다. 조금이나마 동기부여가 됐으면.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뱃지 다는거 먼가 아바타 꾸미는 것 같음 필자 초딩 때까지 여자 아바타 스티커 사서...
-
얼버기 0
좋은 아침 한국 얼린 버섯 기상 달리다 재수생 풍문으로 들었소 내가 수학황이 될 관상인가?
-
정수 K 기상 12
벌떡
-
ㅁㅌㅊ?
-
강x 9회 0
왜 더프랑 점수가 똑같음;;; 하 ㅠㅠㅠㅠㅠ
-
안녕하세요! 참 이렇게 다시 말하기 싫었지만 점점 시험이 1주일씩 다가 올때마다...
-
웹툰정주행했는데 1
여기가 어디지... 분명 10시에 시작했는데
-
장발 관둘까 0
ㅎㅎ
-
기구하다 0
기구하다
-
장학금 지급 이것때문인듯 이거 보고 온게 큰데 지급방식도 홈페이지에 명시 안해두고...
-
선풍기를 침대 머리쪽으로 쐬게 놨어..
-
집앞에 사고난듯 3
끼이익 쾅 소리남 차vs차는 아닌거같고 혼자 박은건가
-
개미친얼버기 8
-
가능함? 6모3 9모4 나왔고 6모 친 뒤로 국어 하나도 손 안댔는데 수능때도...
-
지거국 이상이면 어차피 다 자기하기 나름인것같애 물론 메디컬 빼고 ㅇㅇ
-
지구과학 질문 1
섭입대에서 잡아당기는 힘이 작용할 때 섭입하는 판이 섭입되는 판을 잡아당기는건가요,...
-
어그로 ㅈㅅ합니다 일년 반 쓰던 샤프가 방금 요절했습니다 몇주전부터 맛탱이가...
-
....
-
수능 50일 14
문과 평균 4~5등급인데 평균 3등급 바라는 건 너무 욕심이겠죠 가천대나 경기대 꼭...
-
참아라 나 자신
-
흠
-
걍 정신만 썩은듯 분명 투입을 안한게아닌데 결과가 안나와
-
인스타 보니까 싹다 연고전이야 하긴 청춘이 최고다
-
끝말잇기가 아니고 연상되는 단어를 말하는거임 예를들면 사람 영장류 원숭이 이렇게요
-
님 말 다 맞으니까 평생 그렇게 생각하고 사셔요^^
-
쓰다가 매일 똑같은 식의 공부를 해서 굳이 안쓰고있긴한데 10일 후면 26수능 딱...
-
지듣노 0
촛불 켜면 감성 ㅈ되는데
-
그렇다고 도서관 가기는 또 귀찮아서 논문 피뎁을 벅벅 보는 걸 즐기는 나
-
특히 수학같은게 6~7월에 전성기였다가 9월쯤에 존나 쇠퇴함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
제곧내임 자습시간도 많이 확보할 수 있고 국수탐 다 잘가르치는 과외생들한테 과외만 받는게 나을까요?
-
젊어지고 싶다 5
너무 늙어버린것 같음..
-
통일교 보면 진짜 뭐지 싶음 님들은 이해가됨? 일본은 싫지만 일본여행 가는거랑 동급 아닌가
-
원래 이거 사려고 갔음 등급 상이라고 돼 있는데 책등 변색돼 있어서 열받았지만...
-
현우진이 잘생겨 보임
-
9평 끝나고부터 이렇게 살았는데
-
끝말잇기할사람 41
고?
-
잘생겼다 1
는 것은 외모를 통해서 많은 사람의 호감을 산다는 것입니다.
-
1. 모든것은 대상이다 2. 대상은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표기법 대상1=대상2+대상3...
-
펀쿨섹좌 잘생김 1
알파남인 듯
-
순천 살인마처럼 2
뒤에서 슬금슬금 다가와서 찌르는 건 어떻게 피해야함? ㅅㅂ.. 피할 수가 있긴 하나
-
전과목 다 그렇게 공부했음 다음에 하면 이해할거라는 마인든데 상당히 글러먹은듯...
-
lim (x->0) f(x)/x² = 0일 때 f''(0)=0이다? 16
단 f(x)는 미분가능한 함수 (수정하면서 추가함) 증명하거나 반례 들면 덕코 다줄게
-
잠이 안와요 6
고대의 검은 캔버스는 누구의 것이었던가 살별의 꼬리로 채워넣은 은빛 해변 달빛을...
-
원함수가 미분가능하면 도함수는 연속인가요? 원함수가 실수전체에서 미분가능하면...
-
포르쉐 카이안 하이브리드가 드림칸데 못 산다 살 돈 있어도 어떻게 모은돈인데 차에...
-
대학교 오랜만에 갔다오느라 공부안해서 오르비안함ㅌㅌ 0
체육대회하고옴 축구 농구 대표로 나가서 캐리좀 했다 휴학생도 불러주네 나갈...
-
이러고선 수2 확통 화학 생명 영어 23등급 맞고 중간끝나고 여러 애들헌테 무시와...
-
1. 모든것은 대상이다 2. 대상은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표기법 대상1=대상2+대상3...
와 저도 복수극 준비하고 있는데..
진짜 부럽당
복수는 언제나 치밀하고 완벽하게! 응원합니다
에릭남
누가 그래요 누가 대체
많이 멋있네요.
감사합니다
아건 26감인듯
동문님 감사합니다
형님...
너 살아는 있니
자기 덩치 믿고 남자머리채잡는 쓰레기 선생..
인격모독 성적비하..의대가고 싶다니까 대놓고 꼽주고.. 현역으론 못갔지만 재수로 붙으니 통쾌하네요
생기부까지 건드리는 쌤은 너무 나쁘네요.. 수고하셨어요
고생 많이하셨네요, 이젠 대학에서 즐거운 일만 있으시길 바랄게요
생기부는 저건 진짜 뭔 짓이라 표현을 해야 될지...
멋있으십니다
감사합니다 :)
예전에 반수 관련해서 쪽지로 상담 나눴던 사람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뵙네요. 군복무중이시려나요? 항상 응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는지 모르겠네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ㅎㅎ
ㅎㅎ 감사합니다
제 개인에게는 작은 성공이지 않나 싶어요 ㅎㅎ
와 드릴님 몇년 만이신가요ㄷㄷㄷ...
넘 오랜만이네요..
절 기억하세요?? ㅜㅠㅠ 저 아시는 분 이제 몇 없을텐데.......
담임 진짜 악질이네요,, 너무 멋있으십니다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극 받고 갑니다.. 다행히도 저희 담임선생님은 따뜻하신 분이라 졸업식 잘 끝낼 수 있었어요.
조금이나마 자극이 되었다면 그걸로 저는 충분한 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존나 멋있네
어우 별 말씀을 다 부끄럽네요
축하드립니다
축하를 받는 건 또 처음인 것 같네요 졸업으로,
마음에 와닿네요 감사드립니다
그냥 졸업도 충분히 축하할 일이지만 더욱 값지고 멋있는 것 같아서요. 앞으로 무슨 일을 하시든 좋은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삼수생인데 재수할때 재수하는건 부모한테 불효하는거랬던 개새끼한테
이번에 합격한걸로 복수 성공했네요
고생 많으셨어요, 진짜로 축하드립니다.
제가 드릴님 글 고3 떄 읽고 팔로우를 못하고 나가버려서 못 찾고 있었는데 찾아서 넘 행복해요 드릴님 글은 너무 좋은 거 같아여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여
미천한 제 글을...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ㅜㅠㅠ
공교육이 적폐다
저두 썩 좋아하지는 않게 되네요.. ㅎㅎ
나랑 비슷하네 ㅋㅋ
사연없는 재수생은 없다..!
정답...! 고생많으셨어요
순수한 분노는 사람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그런가봐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했나 싶은데. 잘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