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
대외적으로는 '공부하는 걸 직업으로 삼으며 살고 싶었고 공부 말고 다른건 못할거같아서 서울대에 꼭 가고싶었다'라고 말함
하지만 더 큰 이유는(물론 위의 것도 상당한 부분이지만) '실패했을때 나한테 주어질 조롱과 동정이 무서워서'였음
고2 6월 모의고사 때 뭔가 국어가 잘 안풀렸음 당시 어휘 문제가 좀 어려웠었는데
애들끼리 끝나고 답 맞춰보면서도 그게 제일 큰 쟁점이었음
어휘 문제는 사전에 찾아보면 바로 나오니까 휴대폰 안낸애가 찾아보고 답을 결정해줌. 내답은 틀렸었고.
틀리는거야 그럴수도있는데 문제는 애들하고 답을 같이 맞춰보았기 때문에 내가 이걸 틀렸다는걸 많은 친구들이 알고 있다는 거였음
교실 뒤에서 어떤새끼가 '야 xxx(내이름)도 이거 틀렸대'하고 존나 크게 말하는거 듣고 진짜 모든게 무너지는거 같았음.(아마 그새끼는 내가 듣고있다는거 자체를 의식을 안한듯함) 내가 뭐라도 틀리면 그게 흥미거리가 되는구나. 내가 뭐 잘 안되는게 있으면 그게 다른 사람들 대화 소재가 되는구나. 인간은 원래 저렇게 남의 불행에 천박한 관심이 많은가?
쉬는시간 내내 눈물 나오려는걸 계속 참았음. 뭐 그거 말고도 틀린게 좀 있었고 점수는 딱 1컷이었던 걸로 기억함. 기만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하여튼 그게 내인생 최악의 국어시험이었음.
그날 이후로 나는 시험 쉬는시간에 시험지 답 맞춰보는걸 일체 그만했고 다른 사람들이 내 성적 가지고 이야기하는거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했음. 고작 고2 모의고사 한문제 틀린거 가지고도 저렇게 뒤에서 씹어대는데, 내가 1등 자리에서 떨어진다면? 서울대 의대에 못간다면? 내 주변에서 나한테 보낼 조롱과 동정의 시선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그럴바에야 차리리 죽는게 낫다고 생각했음.
아이러니하게도 이 감정이 이후 고3 생활 동안 나를 계속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 되었고 '그냥 아무 의대나 가면 안 될까? 의대는 어디든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넌 네가 서울대에 떨어졌을때 주변 시선을 절대 견디지도 못할거면서 그런 나태한 생각을 하냐?'라고 채찍질하며 이후의 생활을 지내옴.
뭐 결국은 서울대 의대에 붙었고 수능도 못 친건 아니어서(설의 급은 아니지만) 일단 고등학교 생활을 끝낸 이 시점에서는 조롱과 동정은 안 받을 거 같다.
그리고 그때 교실 뒤에서 소리친 새끼야.(그때 너무 빡쳐서 뒤돌아서 누군지 확인하겠다는 생각도 못했는데) 너 덕분에 내가 서울대 간거 같다. 존나 고맙다.
0 XDK (+11,110)
-
11,110
-
뱃지 다는거 먼가 아바타 꾸미는 것 같음 필자 초딩 때까지 여자 아바타 스티커 사서...
-
얼버기 0
좋은 아침 한국 얼린 버섯 기상 달리다 재수생 풍문으로 들었소 내가 수학황이 될 관상인가?
-
정수 K 기상 12
벌떡
-
ㅁㅌㅊ?
-
강x 9회 0
왜 더프랑 점수가 똑같음;;; 하 ㅠㅠㅠㅠㅠ
-
안녕하세요! 참 이렇게 다시 말하기 싫었지만 점점 시험이 1주일씩 다가 올때마다...
-
웹툰정주행했는데 1
여기가 어디지... 분명 10시에 시작했는데
-
장발 관둘까 0
ㅎㅎ
-
기구하다 0
기구하다
-
장학금 지급 이것때문인듯 이거 보고 온게 큰데 지급방식도 홈페이지에 명시 안해두고...
-
선풍기를 침대 머리쪽으로 쐬게 놨어..
-
집앞에 사고난듯 3
끼이익 쾅 소리남 차vs차는 아닌거같고 혼자 박은건가
-
개미친얼버기 8
-
가능함? 6모3 9모4 나왔고 6모 친 뒤로 국어 하나도 손 안댔는데 수능때도...
-
지거국 이상이면 어차피 다 자기하기 나름인것같애 물론 메디컬 빼고 ㅇㅇ
-
지구과학 질문 1
섭입대에서 잡아당기는 힘이 작용할 때 섭입하는 판이 섭입되는 판을 잡아당기는건가요,...
-
어그로 ㅈㅅ합니다 일년 반 쓰던 샤프가 방금 요절했습니다 몇주전부터 맛탱이가...
-
....
-
수능 50일 14
문과 평균 4~5등급인데 평균 3등급 바라는 건 너무 욕심이겠죠 가천대나 경기대 꼭...
-
참아라 나 자신
-
흠
-
걍 정신만 썩은듯 분명 투입을 안한게아닌데 결과가 안나와
-
인스타 보니까 싹다 연고전이야 하긴 청춘이 최고다
-
끝말잇기가 아니고 연상되는 단어를 말하는거임 예를들면 사람 영장류 원숭이 이렇게요
-
님 말 다 맞으니까 평생 그렇게 생각하고 사셔요^^
-
쓰다가 매일 똑같은 식의 공부를 해서 굳이 안쓰고있긴한데 10일 후면 26수능 딱...
-
지듣노 0
촛불 켜면 감성 ㅈ되는데
-
그렇다고 도서관 가기는 또 귀찮아서 논문 피뎁을 벅벅 보는 걸 즐기는 나
-
특히 수학같은게 6~7월에 전성기였다가 9월쯤에 존나 쇠퇴함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
제곧내임 자습시간도 많이 확보할 수 있고 국수탐 다 잘가르치는 과외생들한테 과외만 받는게 나을까요?
-
젊어지고 싶다 5
너무 늙어버린것 같음..
-
통일교 보면 진짜 뭐지 싶음 님들은 이해가됨? 일본은 싫지만 일본여행 가는거랑 동급 아닌가
-
원래 이거 사려고 갔음 등급 상이라고 돼 있는데 책등 변색돼 있어서 열받았지만...
-
현우진이 잘생겨 보임
-
9평 끝나고부터 이렇게 살았는데
-
끝말잇기할사람 41
고?
-
잘생겼다 1
는 것은 외모를 통해서 많은 사람의 호감을 산다는 것입니다.
-
1. 모든것은 대상이다 2. 대상은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표기법 대상1=대상2+대상3...
-
펀쿨섹좌 잘생김 1
알파남인 듯
-
순천 살인마처럼 2
뒤에서 슬금슬금 다가와서 찌르는 건 어떻게 피해야함? ㅅㅂ.. 피할 수가 있긴 하나
-
전과목 다 그렇게 공부했음 다음에 하면 이해할거라는 마인든데 상당히 글러먹은듯...
-
lim (x->0) f(x)/x² = 0일 때 f''(0)=0이다? 16
단 f(x)는 미분가능한 함수 (수정하면서 추가함) 증명하거나 반례 들면 덕코 다줄게
-
잠이 안와요 6
고대의 검은 캔버스는 누구의 것이었던가 살별의 꼬리로 채워넣은 은빛 해변 달빛을...
-
원함수가 미분가능하면 도함수는 연속인가요? 원함수가 실수전체에서 미분가능하면...
-
포르쉐 카이안 하이브리드가 드림칸데 못 산다 살 돈 있어도 어떻게 모은돈인데 차에...
-
대학교 오랜만에 갔다오느라 공부안해서 오르비안함ㅌㅌ 0
체육대회하고옴 축구 농구 대표로 나가서 캐리좀 했다 휴학생도 불러주네 나갈...
-
이러고선 수2 확통 화학 생명 영어 23등급 맞고 중간끝나고 여러 애들헌테 무시와...
-
1. 모든것은 대상이다 2. 대상은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표기법 대상1=대상2+대상3...
와 진짜 생각하는게 댜르구나
×××도 이거 틀렸데 하.... 가슴아픈 말이죠 그 친구는 다른 의도로 한말이겠지만 넌 이것도 틀리냐 라고 들릴수밖에 없지요 ㅠㅠ그래도 입결과가 좋아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1승씩 챙기시면서 승승장구 하세요 ㅎㅎ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겠네
동기부여 받았던 그 순간의 감정을 계속 떠올려가면서 그 텐션을 유지하는 능력이 대단하신 듯
진짜 이거 ㄹㅇ인게 한 문제 틀리면 그걸로 ㅈㄴ 씹어댐
한 문제 차이로 등 수 하나 떨어졌을 때 보내던 그 시선이 아직도 ㅈ같음
ㅇㅇㅇ도 이거 틀렸대 이말은 씹을려고한거기보단 문제가 완전 어려웠다는 의도 아닐까요??
물론 악의가 있었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그렇다 해도 그런얘기를 그렇게 크게 하는건 별로 생각이 없는거죠
ㅎㅇ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