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2 현역 공부방법 이상한가요?
안녕하세요! 수시로 대학 합격한 현역 문과 고3입니다.
최저 맞추기+정시 노리기로 고2 겨울방학 동안, 그리고 이번 7월 중순부터 쭉 수능공부를 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모의고사 준비를 하지 않아도 모의고사가 잘 나오는 편이라 수시러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시러 친구들과 함께 반기숙 학원에서 전과목을 공부하였습니다. 최저도 4합이라...하는 김에 하자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정말 잘 볼 것을 대비해 수시 6장도 전부 면접 있는 것으로 썼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제가 한 공부 방법이 올바른 것이었는지, 아니면 남들이 따라했을 때 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1. 저는 학원에서 핸드폰이 금지된 대신, 개인 태블릿으로 거의 매일 음악을 들었고 딴짓도 많이 했습니다. 그 중 가장 비중이 컸던 것은 웹소설이었습니다.
앱으로 웹소설들을 정주행하곤 했고, 솔직히 정말 오래, 많이 봤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을 만큼 그걸로 공부 시간을 때우곤 했습니다.
물론 수능 2주 전부터는 자제했지만요...ㅎㅎ
2. 본격적인 공부 방법인데요. 저는 국어는 원체 잘 나왔기에 다른 과목에 비해 시간 투자를 적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달리 개인적으로 공부하진 않았고 일주일에 한 번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보고 이에 대한 수업을 들었습니다. 중간에 연계 때문에 혼자 수특 문학을 해볼까 하다가 이게 맞나 싶어 하루 하고 그만뒀고 수능 이 주 쯤 전부터는 매일 아침에 간쓸개+쌓아놓았던 사설 모의고사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3. 수학은 겨울방학 때 수1, 수2 마플+ 뉴런 한 바퀴, 고3 올라와서는 내신 때문에 수1, 수2 버리고 확통만 팠습니다. 확통은 자이스토리, 마플 등 문제집을 많이 풀었고 내신 끝나고부터는 수1, 수2 자이스토리, 수분감 풀었습니다. 그리고 통합적으로는 주 2회 학원 수업 때 풀 모의고사를 수업 시작할 때마다 풀었고, 또 학원에서 준 문제집 복사본....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꽤 많았고 어려웠는데 열심히 풀었습니다. 나름 잘 맞았는지 9모에서 1찍맞 92, 수능에서 1찍맞 90 나왔습니다.
수한 한정 운이 좋은 편입니다.
사실 확통만 파던 5모인가 7모에서는 싸인 코싸인 법칙도 다 까먹고 4등급도 맞아봤었습니다..암기력이 딸리는 저에게 진심으로 수학은 안하면 떨어지는 과목이었습니다.
4. 영어는...부끄럽지만 영어도 평소에 잘 했던 것 같습니다.
학원의 고3 중 저랑 제 친구가 유일하게 올해 본 모든 영어 모의고사에서 올1을 유지했었습니다. 테마별 기출모음 교재를 사용했고 주2회 12문제 정도를 풀고 분석해오면 수업시간에 문제 풀이+ 해설을 했었습니다. 10월 중 제가 엉망으로 공부하는 것을 본 학원쌤이 추천해주신 실전모의고사 50제인가...? 하는 책을 사서 수능 전까지 영어 수업이 없는 날에 8회 정도 시간맞춰 풀었습니다. 사설 모의고사도 여러 개 풀었습니다. 참고로 듣기할 때 18번부터 문법까지는 다 푸는 것이 제 기준이었습니다.
국어와 마찬가지로 영어 공부는 감각 유지용이라고 생각했고 페이스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능에서는 33, 34 연달아 틀려 95점 맞았습니다.
5. 한국사는 10모 보고 위기감을 느껴 5분 정리 영상 같은 것을 수능 며칠 전부터 틈 날 때마다 봤고 그 덕인지 수능에서는 답이 뻔히 보이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좀 쉽게 나온 탓도 있겠지만요ㅎㅎ 두 개 틀려 1등급 맞았고 평소 공부시간에 따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6. 생윤은 내신을 챙기면서 정말 빡세게 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식고 역시 학원에 의존하다보니 세밀한 내용을 전부 챙기지 않고 소홀했던 면이 있습니다.
제가 망했다보니 공부방법을 논하기엔 좀 그렇지만 혼자 인강 듣고 역대 기출문제 풀고 이에 대한 학원 설명 듣고 했습니다.
7. 사문은 저에게 잘 맞던 과목이었는데 수능날 실수(제 실력이지만요)하여 2등급 맞았습니다. 뭐 사실 실수고 뭐고..너무 정직하게 틀려서 할 말이 없긴 합니다. 개념을 익힌 후부터는 딱히 큰 공부가 필요하기보다는 스피드와 머리굴리기의 문제라 컨디션이 안 좋을 때의 대비를 하지 않은 것이 패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자만했던 거죠.
8. 그리고 이건 공통적으로...모의고사를 본 후 오답정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수학이야 다시 풀어보기도 하였지만 따로 정리를 한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국어와 영어는 무슨 문제가 틀렸는지, 왜 정답이 정답인지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보통 틀리면 그냥 틀렸나보지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나마 생윤 사문은 개념이 중요했기에 틀린 부분을 확인하고 공부하긴 하였습니다.
아무튼....전 저 나름대로 주말 빼지 않고 매일 10시간 가까이 공부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또 생각해보면 다른 정시러 친구가 공부하는 것에 비해 '수시러'스럽지 않았나 싶네요.
또 누가 물어본다면 도움이 안되는, 말해주기 부끄러운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고....
저희 집의 수능 유경험자는 자신이 그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공부했기에 후회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제 기준으로 잘 봤다고 생각합니다.
후회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에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두가 느끼는 수능 후 해방감이 이런 게 맞을까요? 왠지모를 죄책감과 꺼림칙함이 삐죽삐죽 돋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분명 1년간 낡고 헤졌는데, 자신 있게 최선을 다했노라 말할 수가 없습니다.
최선이 아니더라도, 이 정도로 했다고 해도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부해도 되는 걸까요? 생각이 많아집니다...
아무튼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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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감사합니다!! 그냥 갑자기 심란해져서 그랬네요ㅎㅎ
최선을 다한다는 게 솔직히 무슨 의미인진 잘 모르겠어요
근데 후회가 없다는 건 님이 최선에 가까웠다는 게
아닐까요??
그러게요...저도 최선을 다한다는 게 얼마만큼의 노력인지 가늠이 안 가서 더 깊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최선에 가까웠다는 표현은 생각 못해봤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좀 가벼워지는 것도 같네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여기서 한번 더 하면 연고대는 감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말 안 하려 했는데...제가 글을 좀 오해하게 쓴 것 같아서요. 수시로 감사히도 연고대 중 하나 붙었습니다...! 수능은 역시 한판 승부라 그런지 맘대로 안 되는 게 많더라고요. 전 노리던 대학에 붙은 게 너무 만족스럽고 재수해도 수능 점수는 엇비슷하게 나올 것 같아서 현재로서는 반수 생각은 없습니다.ㅎㅎ